멕시코 전현직 대법원장들간 싸움…델가도 모레나 당대표 ‘더러운 전쟁’이라고 표현
AMLO, 이 싸움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모습 보여
셰인바움 캠프에 있는 아르투로 살디바르(Arturo Zaldívar) 전 멕시코 연방대법원(SCJN)장의 현 사법부 수장에 대한 공격은 멕시코 여당이 사법부에 대한 공격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전 현직 대법원장의 싸움으로 압축된다.
살디바르 전 대법원장이 지난 16일 노르마 피냐(Norma Piña) 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제기하겠다는 발언은 피냐 대법원장이 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살디바르가 대법원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그는 판사들에게 AMLO 정부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살디바르 전 대법원장은 현 대법원장 탄핵제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마리오 델가도(Mario Delgado) 모레나(Morena) 당대표 발언대로, 피냐 현 대법원장을 향한 발언이었지만, 이 정치적 공방은 양 당사자 간 ‘더러운 전쟁’의 시작인 셈이다.
노르마 피냐 대법원장의 이러한 행보에 소치틀 갈베스(Xochitl Gálvez) 야당 대선후보가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갈베스 후보는 지난 17일 모렐로스(Morelos)주를 방문하여 “나는 노르마 피냐 대법원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녀는 부패와의 싸움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갈베스 상원의원은 이어 “연방사법위원회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때가 왔다”며, “사법부가 어떻게 이를 처리했는지, 판사들이 어떻게 위협을 받았는지에 대한 증언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살디바르 장관을 향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직시하고 엄연한 사법문제를 거짓말까지 하면서 정치화 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베스 후보는 그러면서 “정치적 문제는 없으며, 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고, 노르마 피냐는 자신의 일을 하고 있으며, 나는 그녀를 방문한 적도, 본 적도 없으며, 살디바르는 증거가 있다면 그가 제시하고 싶은 것을 제시하게 하되 소리치는 것은 그만두라”고 말했다.
소치틀 갈베스 상원의원은 “이 사안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언급할 수 없었던 문제였다”면서 “대통령이 사법부에 많은 불만을 토로하지만 대통령 자체가 사법부의 부패를 대표하기 때문에 피냐 대법원장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사법부라면 부패의 근원중의 하나라면서 정치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AMLO 대통령은 평소때와는 달리 이 싸움에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은 살디바르 전 대법원장에게 지지를 표명하며 현 사법부가 조사중인 인사들은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아르투로 살디바르 전 대법관이 제기한 노르마 피냐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소송에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지난 18일 아침기자회견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변호사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살디바르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은 정치적 문제라면서 사법부에 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것이 선거 상황으로 인한 매우 정치적인 이슈이며, 국가를 위한 서로 다른 입장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AMLO 대통령은 연방사법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사대상자들은 직위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피냐 대법원장은 자리를 떠나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익명의 고발에 따라 멕시코 연방사법위원회는 사법권 독립 침해, 뇌물 수수, 공공 자원 남용, 직권 남용 및 불법 부의 축적 등 기타 범죄 및 비리 혐의로 살디바르 전 대법원장과 그의 협력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살디바르는 지난 12일 마리오 델가도 당대표와 함께 자신에 대한 익명의 고발내용을 인정하고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노르마 피냐 대법원장에 대해 4 건의 형사고발, 4 건의 행정소송 및 탄핵소추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