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인교민 살해해 숨지게 한 멕시코인 주범 검찰에 체포…배영기 경찰 영사 “한국인에게 해를 끼치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사실, 멕시코 전역에 퍼져야”
한인 교민을 살해한 뒤 그 시신을 차량안에 가두고 불에 태운 멕시코인 주범이 검찰에 체포됐다. 주 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대사 허태완)은 멕시코주 검찰이 지난 21일 해당사건의 주범 아나옐리를 체포한 사실을 대사관에 알려왔다고 이같이 전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아나옐리는 피해자 한인 김모씨가 운영하던 양말공장 전 직원으로 피해자는 아나옐리 명의를 빌려 100만 페소 상당의 별도 공장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범인 아나옐리가 이를 빼돌렸고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자 범인은 주변 지인을 동원하여 그를 살해한 뒤 그의 시신을 소각했다. 가해자들은 범행 이후 도주했고,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었다.
이 사건에서 범행에 함께 가담했던 아나옐리의 남자친구 아돌포(Adolfo)는 지난해 9월 체포되어 현재 구속된 상황이며, 검찰은 나머지 공범 3명을 확인 중에 있다.
해당사건은 지난해 5월에 발생했다. 멕시코주에 거주하는 김모씨가 지난해 5월 7일 실종됐다는 사실이 우리 대사관에 접수됐고, 3일 후인 10일 인근 외지에서 불에 탄 차량안에서 그의 시신이 발견됐다.
대사관측은 범인 5명이 피해자를 실종 당일 살해 후 피해자 차량에 실어 차량과 함께 소훼한 것으로 추정되며, 검찰은 통화내역 및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범인 5명을 특정했고, 현재 주범 2명을 체포, 구속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사건은 아나옐리가 유력한 용의자임에도 검찰이 그 동안 증거부족 등을 이유로 수사를 지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 배영기 경찰영사가 멕시코주 검찰과 수차례 회의 등을 통해 미진한 수사를 구체적으로 지적했고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하여 이루어진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사건은 지난해 톨루카 교민 2명 피격사건과 더불어 한인들과 관련된 중요 강력사건 중 하나였다. 두 강력사건 모두 범인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한 사건이다.
배영기 경찰영사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사건이 있지만 그래도 살인 관련 중요사건이 해결된 것은 멕시코 강력범죄 처벌 비율이 평균 4%인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배 영사는 이어 “그간 허태완 대사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제한된 공관 예산에도 불구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탄탄하게 맺어진 멕시코주 검찰과 이루어낸 사법 공조의 결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멕시코 치안이 불안하여 총기 강도 사건 등은 여전히 발생하지만 그래도 이번 사건 해결을 통해 한국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반드시 검거된다는 사실을 멕시코 전역에서 모두 알게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배영기 경찰영사는 끝으로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이 멕시코에서 생활하시면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거래를 할 수는 있지만 이 때문에 범죄 표적이 될 수 있으므로 범인들에게 피해자만 제거하면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지 않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며 교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