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아이티, 결국 앙리 총리 사임
아이티의 아리엘 앙리 총리가 결국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몇 주 동안 무장갱단의 사퇴압박에 따른 결과라고 외신들을 설명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앙리 총리의 이 같은 결정은 자메이카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자메이카에서 열린 카리브공동체 긴급회의를 마치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도됐다.
경찰 병력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케냐에 방문 중이던 앙리 총리는 그대로 발이 묶여 귀국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푸에르토리코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화상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리는 사임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아이티 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내가 이끄는 정부는 과도의회 설치 후 즉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아이스 대통령 암살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임시로 국가를 이끌고 있는 앙리는 치안 회복이 우선이라며 선거를 거듭 연기해왔다.
많은 아이티인들은 그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은 채 오랫동안 국가를 통치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사이 아이티의 무장갱단연합 ‘G9’은 영향력을 급격히 키웠다. 정부와 협상을 진행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G9은 국가안보를 강화하려는 앙리 총리에 사퇴를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6일 국립 교도소를 습격해 4000여명의 재소자를 탈옥시켰다.
G9는 며칠 동안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거리를 장악했고 포르토프랭스와 주변 지역은 한 달 동안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며, 통금도 연장됐다.
아이티의 전 선거부 장관인 마티아스 피에르는 앙리의 사임 소식이 공식적으로 확인되기 전 BBC의 뉴스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경찰은 약하고 40개 이상의 경찰서가 파괴됐다. 군병력으로는 한계가 있고 장비가 부족하며 갱단이 포르토프랭스 중심부와 정부 본부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곧 식량과 의약품, 의료 지원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