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여성 2명 석방
하마스측,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를 따른 것”
이슬람 단체의 하마스 무장 조직인 알 카삼 여단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220명의 포로 중 이스라엘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 군부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성명에서 “우리는 누리트 이츠하크(79)와 요체베드 리프쉬츠(85) 두 명의 포로를 석방했다”며 “하마스와 이스라엘 당국 사이의 중재자인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지난 20일부터 그녀들의 석방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여성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으며, 이스라엘이 노인과 어린이, 이스라엘인과 외국인을 포함하여 가자지구에서 인질로 잡혀있는 사람들을 계속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그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국제 적십자위원회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이미 지난 23일 두 명의 인질을 조건없이 석방하겠다고 이스라엘에 제안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인질 인도를 위해 중재자들과 합의된 절차를 8건 이상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에서 풀려난 이스라엘 여성 요체베드 리프쉬츠(85)는 현지시간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지옥을 겪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밝혔다.
리프쉬츠는 “그들(하마스 대원)은 오토바이에 태워 끌고 갔다”며 “이동 중 젊은 남자들이 나를 때렸다. 갈비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폭행당해) 숨쉬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가자지구에 도착한 뒤에는 ‘거미줄’ 같은 거대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젖은 땅을 수 킬로미터 걸으니 넓은 공간이 나왔고 다른 대원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리프쉬츠는 “그곳에 있던 이들은 자신들이 쿠란(이슬람교 경전)을 믿는 사람들이며, 우리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프쉬츠는 그들의 말대로 가자지구 안에서는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잤으며 의사가 2~3일에 한 차례씩 다녀갔다. 끌려올 때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친 다른 인질 한 명은 상처를 치료받았다. 의사는 리프쉬츠에게 이스라엘에서 복용 중이던 약과 동일한 종류의 약을 받았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하마스가 인도주의적 이유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제스처로 미국인 여성 2명을 석방한 이후, 두 이스라엘인의 석방으로 하마스가 2주 이상 붙잡아 둔 222명의 인질 중 4명이 가자를 떠났다.
석방된 미국인 두 명은 체포 당시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던 여성과 그의 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