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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갱단이 장악한 아이티에 다국적군 파견

케냐군이 주축을 이룰 듯

중남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유엔 다국적군이 파견된다. 지난 2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갱단폭력과 무정부상태를 계속 겪고 있는 아이티에 다국적군 파병을 승인했다고 미국 CNN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아리엘 헨리 아이티 총리의 끈질긴 군사 지원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대표들도 국제사회에 이러한 임무를 지원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13개 이사국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기권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승인했지만 다국적군은 공식적으로 유엔의 통제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아이티에서의 주된 임무수행은 아프리카 국가 케냐가 주도할 것이며, 1,000명의 케냐장교가 이 임무를 맡기로 했다. 이 밖에도 앤티가 바부다, 바하마, 자메이카, 스페인, 세네갈, 칠레도 다국적군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아이티의 수도와 주요 항구 대부분을 장악한 갱단조직은 아이티 전역으로 통하는 주요 공급망을 차단하고 있다. 갱단원들은 또한 대도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으며, 무차별적인 살인, 납치, 방화, 강간 등으로 약 20만 명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야 했다.

지난 22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헨리 총리는 아이티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안보리가 군대파견을 승인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변 국가들에게 전했다. 그는 폭력으로 인해 아이티 전역이 더욱 불안정해졌다고 주장하며, 인플레이션이 50% 이상 치솟아 490만 명의 주민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성명에서 아이티에 대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미국은 아이티에 강력한 재정 및 물류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와 협력하여 1억 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이티 치안 유지병력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일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인력과 무기가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다국적군이 파견된다면 아이티 경찰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케냐는 지난 7월에도 아이티에 1,000명의 경찰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케냐가 아이티에 조사단을 파견한 후 변경됐고, 이번에 군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국의 BBC는 케냐의 아이티 개입에 대해 집중보도했다. 무투아 케냐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케냐가 아이티 분쟁에 개입한다면 케냐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BBC는 일부 분석가들이 케냐가 미국의 지시를 따르고 있으며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호감을 사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미국은 지역과 전 세계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케냐의 리더십에 감사한다”고 언급했다.

케냐의회 넬슨 코흐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한 TV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케냐에서는 교통경찰이 아닌 특수부대가 파견되며, 배치전에 충분한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용언어에 대한 문제 지적에 대해 무투아 외무장관은 일부 장교들에게 프랑스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에서는 프랑스어와 아이티 크리올어가 주로 사용되는 반면 케냐에서는 영어와 스와힐리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케냐군의 모습

현재 아이티 정부나 국제기구 단체들은 케냐의 개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치안 작전만이 아이티의 정상화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비판여론도 존재한다. 아이티에서 유엔 평화유지군과 관련된 스캔들과 10,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상자를 콜레라 전염병 유입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일부 아이티 국민들은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아이티를 이끌고 있는 헨리 총리의 국정수행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헨리 총리는 아이티가 기본적인 치안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선거를 실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일부 급진적인 비평가들은 미국과 다른 서방 정부가 케냐 군인들을 이용해 제국주의 국가들의 이익을 도모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아이티의 유명한 갱단 지도자인 전직 경찰관 지미 체리지에(별명 “바베큐”)는 헨리총리의 권력을 유지시켜 주려는 외국 세력에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냐군은 아이티 군경찰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며, 반갱단 자경단인 브아케일(Bwa Kal, 면도한 나무)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브아케일은 최근 몇달 동안 수백 명의 갱단원을 살해하고 공공장소에서 용의자를 테러하거나 화형에 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