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말라와의 토론 조건 “9월 4일에 만나자! 아니면 안 만난다”
해리스 후보측, “트럼프는 겁에 질려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ABC 방송사가 주최하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9월 토론회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엘피난시에로(EL Fininciero)가 지난 3일 AP의 내용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 토론회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대결하겠다고 밝혀, 11월 대선 전에 두 후보가 한 무대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달 첫 토론에서 참담한 모습을 보인 후 재선도전을 접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더 이상 대결하지 않기 때문에 9월 10일 ABC 토론에 참석하기로 한 계약이 해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9월 4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리는 폭스뉴스 토론회에 출연해 바이든과의 토론에서와 비슷한 규칙을 적용하고, 텅 빈 스튜디오가 아닌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이 제시한 방식과 날짜를 수락하지 않으면 폭스뉴스와 타운홀 미팅을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대변인 마이클 타일러는 “트럼프가 겁에 질려 이미 합의한 토론에서 빠지고 곧장 폭스뉴스로 달려가 자신을 구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ABC가 9월 10일 토론회를 트럼프 부재시 해리스 타운홀 미팅으로 바꿀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엘피닌시에로는 전했다. 타일러 대변인에 따르면 해리스는 이 시간대에 출연할 의향이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황금 시간대에 전국 시청자들에게 연설할 기회를 잡기 위해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오후에 이어진 트루스 소셜 게시물에서 트럼프는 해리스에 대해 “9월 4일에 만나거나 아예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이후 그녀와 토론에 대한 발언이 일관되지 않았다. 당초 언론에는 토론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인들이 두 후보에 대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에게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했던 토론회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최근 트럼프의 자신에 대한 비판을 언급하며 트럼프에게 내 면전에 대고 말하라고 반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ABC뉴스의 토론 참여를 원치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ABC 뉴스앵커 조지 스테파노풀로스가 트럼프에게 강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후, 트럼프는 이 방송사를 고소했고, 뉴욕 배심원은 트럼프의 주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트럼프가 칼럼니스트 E. 진 캐롤을 성적으로 학대한 책임은 있다고 평결했다.
타운홀 미팅은 한국식으로 보면 ‘국민과의 대화’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후보자 한 사람이 출연해서 일반 시민들로 이뤄진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토론하는 방식이다.
한편, 폭스사는 친트럼프 성향을 가진 언론사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