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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완 주멕시코대사, “멕시코에 미국의 관세정책 우리 기업에게도 기회될 수 있어”

▶주멕시코대한민국대사 방문 인터뷰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에게 상당히 중요한 무역 상대국들이다. NAFTA나 USMCA로 과거에는 관세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달에 한 번씩 관세부과와 유예가 반복되고 상호관세가 발표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대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됐다.

이에 시카고한국일보는 허태완 주멕시코대한민국대사를 만나 트럼프 관세정책과 관련하여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과 멕시코 한인사회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대사님, 바쁘신데 저희를 위해 자리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첫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관련된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멕시코는 ‘니어쇼어링’ 효과로 그 동안 경제가 상당히 성장했습니다. 2년 전 부터 지난해 6월 멕시코 대선 이전까지만 해도 1달러당 16~17페소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이 당시 ‘슈퍼 페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페소화가 강세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멕시코 대선이 지나고 거기에 트럼프 당선이 더해져서 현재는 1달러당 20페소 내외가 된 것이 일상화 됐습니다. 따라서 그 동안 멕시코가 누려왔던 ‘니어쇼어링’ 효과가 조금씩 반감되는 분위기인데요. 대사님께서는 현재 멕시코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멕시코내 우리 기업들 분위기가 어떤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니어쇼어링은 기업의 생산기지를 본국과 가까운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 USMCA 체결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관세혜택을 보면서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이로 인해 멕시코 GDP가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A) 니어쇼어링 효과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관계에 달려있습니다. 차기 니어쇼어링 효과 여부를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고요. 미국, 멕시코의 이러한 관계가 단기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내년 7월 갱신되는 USMCA 재협상 내용에 따라 니어쇼어링 효과가 유지가 될 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그런 맥락에서 미국-멕시코 통상관계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보는 상황입니다. 멕시코에 이미 진출한 기업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고 새롭게 멕시코로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현재는 진출을 보류 중에 있습니다.

현재 멕시코는 미국에서 부과한다고 하는 상호관세에 대해서 예외를 적용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멕시코에 두 가지를 요구하는데, 최종 생산지를 미국으로 할 것과 중국산 제품 우회수출 문제에 대한 해결입니다.

이에 멕시코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장벽을 높일 가능성도 전망해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우리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미국 11월 선거를 보면 한인 정치인들의 미국 정계 진출이 상당히 두드러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사님께서도 이 부분을 주목하시어, 멕시코 한인 차세대들의 정계진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사관 측에서 진행하신 일 중에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미국에서도 한인들이 미 정계에 진출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미국에 있는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이 주도를 해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한인들이 동포사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정계진출의 중요성을 인식했죠. 동포사회의 기성세대들이 지원을 해주고 젊은 친구들이 보좌관부터 시작하여 정계에 조금씩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갖춰진 다음에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서 지원을 했습니다.

단기간의 성과가 힘듭니다. 멕시코 동포사회에서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결과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Q) 멕시코에 시민권자가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A) 네, 멕시코에도 한인 시민권자가 많아야 이 곳 정계에서도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고, 한인 보좌관들도 배출이 가능합니다.

Q) 대사님, 아무래도 한국, 멕시코간 경제 협력에서 가장 큰 과제가 한멕 FTA일텐데, 당분간 멕시코에게 더 중요한 것이 USMCA 체결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 임기안에 한멕 FTA 체결이 가능할지 아니면 그렇지는 않더라도 이를 위한 진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최근 멕시코 수출에서 대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입니다. 한 국가에 의존하는 수출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멕시코 정부도 무역 다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아시아에서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이 멕시코의 차기 주요 무역파트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의 FTA도 체결까지는 모르겠지만 협상 재개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의 USMCA 등의 통상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이뤄진 다음에는 한멕 FTA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멕시코 통상장관인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외교장관 까지 지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정부 측에서도 한멕 FTA체결이 멕시코 쪽에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설득해야 합니다.

멕시코도 제조업 기반이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의 제조업과 멕시코의 농업을 교역하자는 사고의 틀을 깰 필요가 있습니다. 멕시코는 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반도체까지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과 멕시코 양국이 협력을 모색해 볼 수 있습니다. 저희도 이 부분에 대해 멕시코 측에 설득도 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Q) 대사님, 2023년도에 오셔서 2년 넘는 기간동안 상당히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카고 한인들이나 멕시코 한인들에게 꼭 알리시고 싶은 성과나 일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2년전에 제가 부임했을 당시 가장 큰 미션은 한국-멕시코 FTA 협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어렵게 됐고요. 두 가지가 더 있었는데, 아에로멕시코 직항, 쿠바와의 수교문제 였습니다. 아에로멕시코 직항은 다시 재개가 됐고, 쿠바와의 수교는 지난해 이뤄냈습니다. 3개의 미션 중 2개만 완료한 셈이 됐죠.

나머지 하나를 더 말씀드린다면, 멕시코 한인 후손분들이 저희 추산으로는 약 5만 명 정도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21기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중미카리브협의회에 한인후손 세 분이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한인 후손들이 민주평통에 참여하여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는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