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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 명문대 여교수가 H-1B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방 됐다고? 

여교수, 헤즈볼라 지도자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

한 미주 동포 신문사가 H-1B 비자를 소지한 미국 명문대 여교수가 공항에서 강제추방을 당했다는 기사를 지난 18일 보도하면서 동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미국내 불체 신분 이민자들 뿐만 아니라 합법 체류자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반 이민 드라이브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어 한인 이민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등의 기사를 인용했다고 언급했다. 

이 여교수는 아이비리그로 알려진 브라운 대학교 의대 신장이식 전문의 라샤 알라위(34) 교수다. 그는 레바논 출신으로 유효한 H-1B 비자를 가지고 있었다. 알라위 교수는 지난달 레바논에 있는 가족을 방문하고 지난 13일 미국으로 돌아와 보스턴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구금됐다가 하루만에 강제 추방됐다. 

해당 한인 매체에 따르면,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알라위를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구금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매체는 한인 변호사의 말을 인용, “H-1B 비자 소지자의 강제 추방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기조에 따른 CBP의 권한 남용 사례”라고 전했다. 

해당 매체 기사를 읽어보면 알라위 교수가 받은 H-1B에 문제가 있었으며, 강한 이미지의 트럼프 행정부가 권한남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미주 한인동포 매체라면 현지기사를 좀 더 검색했어야 했으며, CBP가 왜 추방했는지는 현지 기사에 다 설명 돼있다. 그리고 이 강제추방 사건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미 유력 언론사 ABC 뉴스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CBP요원들은 알라위 교수의 휴대폰도 들여다본 것으로 나타났다. 알라위는 자신의 휴대폰에서 레바논의 테러 조직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여러 장 사진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보스턴 로건 공항에 도착하기 1~2일 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삭제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당국에 자신이 헤즈볼라와 아야톨라를 정치적 또는 군사적으로 지지한다는 인식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라위는 세관요원들에게 “나스랄라는 종교적이고 영적인 사람이며, 그의 가르침은 영성과 도덕성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 17일 소셜 미디어 엑스에 “지난달 라샤 알라위는 40년 동안 수백 명의 미국인을 살해한 헤즈볼라를 이끌었던 잔인한 테러리스트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레바논 베이루트로 여행했다”며 “알라위는 CBP 요원들에게 나스랄라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DHS는 이어 “미국인을 살해하는 테러리스트를 미화하고 지원하는 것은 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이것은 상식적인 보안”이라고 덧붙였다. 

힐튼 베컴 세관국경순찰대 공보담당 부국장은 “세관국경순찰대는 테러 조직을 미화 혹은 폭력을 옹호거나 테러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그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입국을 신속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방법원 판사는 국토안보부로부터 48시간 전에 알라위 교수를 추방할 수 없으며, 그 이유를 통지하지 않고서는 알라위를 추방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이러한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알라위를 프랑스로 추방한 후 레바논으로 향하도록 했다. 해외 현지 언론들은 이 부분을 해당 추방사건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 한인매체는 위의 이러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이른바 ‘트럼프 포비아’ 현상만을 이용해 보도했다. 단지 그것만을 위함이라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매체의 댓글수도 늘어나고 있고, 다른 언론사나 유튜브에서 계속 인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왜곡된 기사를 접하는 한인 동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