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식이 바로 고립주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되찾아 오겠다며, 이를 위해 무력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에 대해 한국 언론에서는 ‘신제국주의’ 혹은 ‘팽창주의’라면서 고립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행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립주의’가 뭔지도 모른다는 걸 신문지상에 자랑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의 고립주의는 미국만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다른 나라를 간섭 안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재직시절 자신의 당이 대선과 총선 모든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가자 연방대법관을 대중선거로 뽑겠다며,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 미 국무부 등의 비난여론이 일자 그는 “그들이 먼로독트린 시대에 갇혀 있으며, 아메리카인을 위한 아메리카, 아메리카를 위한 아메리카라는 인식에 사로 잡혀있어 상당히 개입주의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고립주의라면서 왜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에게 상당히 개입주의적인 흐름이라고 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대통령은 먼로독트린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개입주의가 왜 먼로주의냐고 묻는다면, 한국 언론들처럼 트럼프가 신제국주의를 할 것이라는 주장에 이르게 된다.
먼로독트린에 대해 잘못 배우게 되면, 다른 나라를 간섭하지 않겠다는 주의라서 19세기 중남미 국가들의 독립에 유럽 국가들이 개입하지 말라는, 그들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고립주의는 그런 뜻이 아니다. 제임스 먼로 대통령은 1823년 12월 이 선언을 한다. 먼로선언 혹은 먼로독트린은 점점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이 당시 유럽 열강들에게 미 연방도 유럽 대륙에 대해 개입하거나 간섭하지 않을테니 유럽 강대국들도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 간섭이나 개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즉,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관리하겠으니 유럽은 빠지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중남미 국가들의 독립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먼로독트린은 해외 약소국의 독립과 평화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독트린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메리카 합중국 연방 가입국가는 계속 늘어나 미국은 오늘의 초강대국의 위치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발언은 고립주의 외교정책을 다시한 번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돼야 한다. 그래서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하겠다는 발언, 파나마 운하를 가져오겠다는 발언, 멕시코만이 아니라 아메리카만으로 이름을 변경하겠다는 발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메리카 대륙을 확실하게 관리하겠다는 맥락으로 풀이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린란드의 경우 덴마크 자치령으로 돼있기 때문에 유럽에 대한 팽창주의가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지도로 그린란드의 위치를 살펴보면, 거의 북미대륙에 붙어 있다시피 하다. 덴마크 뿐만아니라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제일 끝에 위치한 노르웨이 보다도 훨씬 멀리 떨어져 있다. 지도만 놓고 보면 캐나다 영토로 착각이 들 정도다.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 캐나다, 멕시코만 등의 외교정책들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했을 때 실제 실현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현될 경우 우리들은 한국 언론들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신제국주의’ 혹은 ‘팽창주의’라는 멍에를 다시한 번 덧씌우는 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