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취임식, 스페인 국왕 초청자 명단에서 제외돼
셰인바움 자신의 취임식에 AMLO의 생각이 더 중요한가?
스페인의 펠리페(Felipe) 6세 국왕이 오는 10월 1일 개최되는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양국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당선인은 스페인 국왕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대통령과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과 멕시코 대통령이 식민지시절 스페인에 사과를 요청한 편지에 대한 무응답으로 초청자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스페인 총리와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스페인 정부는 취임식 행사에 어떤 대표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주요언론사 엘피난시에로(El Financiero)는 지난 25일자 기사에서 이로써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스페인 왕실 간의 갈등은 차기 멕시코 대통령과 스페인 관리들의 취임식 무대로 옮겨졌다고 했다.
스페인 헌법에 의하면, 국왕은 국가의 통일성과 영속성의 상징인 국가원수이며, 특히 역사 공동체 국가와의 관계에서 스페인 국가의 최고 대표를 맡는다고 규정돼 있다. 멕시코와 같이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행정부 수반과 국가원수가 일치하지만 스페인과 같은 입헌군주제 국가에서는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이 각기 다르다.
엘피난시에로에 따르면 멕시코 취임식 초청장은 국가원수인 펠리페 6세가 아닌 산체스 총리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셰인바움 당선인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관계가 있는 모든 국가에 취임식이 있을 때 보내는 외교적 메모”라고 말했다.
그리고 에콰도르와 페루에도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 에콰도르는 멕시코 대사관을 습격했기 때문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는 것에 이해를 구할 수는 있겠지만, 페루가 AMLO 대통령에게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를 선언했을지라도 일반적 외교관계는 유지된 상황이다. 그리고 이 취임식은 AMLO가 아닌 셰인바움의 취임식이다.
스페인 국왕도 초대되지 않는 것을 미루어 보아 퇴임을 5일 앞둔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보다는 자신의 퇴임식으로 생각하며, 본인의 의도대로 행사를 진행하려는 것이 보인다. 대통령 당선인이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뜻을 대변하는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