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AMLO…연방 대통령이 시날로아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나
멕시코 헌법(소칼로, Zócalo)광장에서 독립 214주년 행사가 개최됐다. 해당소식을 전한 멕시코 언론 인포바에(infobae)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은 영부인 베이트리스 쿠티에레스(Beatriz Gutiérrez) 여사와 함께 지난 15일 밤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행사에 참가했다.
연설 중에 대통령은 제4차 변혁에 대해 언급했다. 시민들과 함께 만세라는 뜻의 ‘비바(Viva)’를 22회 외쳤으며, 타종을 하고 국기를 흔들며 국가를 불렀다. 축하 행사는 불꽃놀이와 드론 쇼로 이어졌고 멕시코 지역 음악이 연주됐다.
하지만 시날로아(Sinaloa)주 음악에 ‘엘 시날로엔세(El Sinaloense)’라는 노래가 연주되자 소셜 미디어에서 비판의 물결이 일었다고 인포바에는 전했다.
많은 SNS 이용자들은 시날로아주의 쿨리아칸(Culiacán)이 현재 마약 카르텔 조직간의 폭력사태로 인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이 노래를 연주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고 무감각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소셜 미디어의 댓글에는 현실과 단절된 대통령에 대한 좌절과 경멸이 반영돼 있었다.
댓글 중에는 “쿨리아칸은 지난 월요일부터 폭력사태로 인해 반신불수가 됐다. 오늘 작별 인사를 하는 로페스는 절대적이고 잔인한 나태함의 행위로 시날로엔스를 연주한다. 우리는 이런 일을 당할 자격이 없다.”, “참 아이러니하네요. 멕시코시티 소칼로에서 열린 축하행사에서 그들은 ‘엘 시날로엔세’라는 노래를 연주했는데, 여기 시날로아에서는 시민들이 오늘날 당연시되는 ‘자유’를 축하하지 못한 채 갇혀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다른 누리꾼들은 “‘엘 시날로엔세’가 멕시코시티 독립기념일 함성에서 한창 흘러나오고 있는데, 쿨리아칸의 우리는 거의 일주일 동안 갇혀있고, 대통령은 사실을 최소화하고 손가락으로 태양을 가리고 싶어한다”,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6년 임기, #시날로아는 폭력에 빠졌다. 발코니에서 ‘엘 시날로엔세’를 들으며 자랑스러워하는 대통령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엘 시날로엔세’는 멕시코의 유명한 작곡가 세베리아노 브리세뇨(Severiano Briseño)가 1944년에 작곡했다. 시날로아주의 정체성과 문화의 상징이 됐으며,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과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노래에는 나볼라토(Navolato)와 엘로블레(El Roble)와 같은 시날로아주의 상징적인 장소가 언급되고, 시날로아 밴드의 대명사인 탐보라(tambora, 북)와 같은 지역의 문화적 요소가 가미돼 있다. 이 음악은 여러 버전으로 해석돼 관악기 연주뿐만 아니라 마리아치, 마림바(marimba), 오케스트라 등에서도 연주된다.
각 주의 음악이 연주되는 것이 행사의 공식적인 절차라면 당연히 연주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날로아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은 연설만이라도 그들의 아픔을 위로 했어야 했다. 시날로아주는 카르텔간의 폭력사태로 독립기념일 행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대통령은 나몰라라하는 것에 더해, 앞서 시날로아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해 발언했고, 국민들의 안전은 뒤로한 채 오로지 사법부 개혁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독립기념일 행사 연설에는 4차 변혁만이 있었다.
아마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위에 보도된 댓글들도 황색언론들에 선동된 정치적 반대파들의 댓글쯤으로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