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LO, 셰인바움 화났다…미국대사 발언에 반격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대사의 발언 멕시코 주권을 무시한 무모하고 경솔한 짓”
셰인바움, “미국의 50개중 43개주가 판사를 대중선거로 선출”…알고 하는 발언은 맞나? 팩트체크는 된건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켄 살라사르(Ken Salazar)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발언에 대해 반격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22일 켄 살라사르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판사를 직접 선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능과 북미경제통합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었다.
살라사르 대사의 발언은 대사의 개인적 견해로 볼 수 있겠지만 미국 대사가 기자회견까지 열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을 보면 미국 정부가 대사의 입을 통해 AMLO 정부 사법개혁에 우려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같은 날 셰인바움 당선인은 “미국의 43개 주에서 판사가 대중선거로 선출된다는 점을 들어 살라사르 대사의 발언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살라사르 대사와 논쟁을 벌이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주권국가이고, 아브라함 링컨이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말했다”며,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셰인바움의 이 같은 발언은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다가 짤막한 인터뷰에 응하며 말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준비되지 않은 발언으로 볼 수 있지만 그녀는 같은 날 저녁 다시한번 이 발언을 소셜네트워크 엑스에 게시했다.
그녀는 버클리대학을 다닌 바 있었기 때문에 법관선출방식이 미국 주별로 다르다는 것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녀의 발언을 들으면 미국의 43개주 판사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주민투표로 선출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당선인은 43개는 어떤 주들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녀의 발언과 소셜네트워크 엑스에서도 43개주가 어떤 주인지 알 수 없었다.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 진보적 민족주의를 실현한 여전사의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겠지만, 펙트체크 전혀 없이 주한미군숫자 2만명을 4만명이라고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전선동이나 다를 바 없는 발언이다.
미 연방 주들의 법관선출방식을 단편적으로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AMLO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정치인들도 이 발언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
미국의 법관선출은 직접선거요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들은 주 단위에서 1심법원의 판사까지 선거로 뽑는다. 항소법원으로 가면 다들 제각각이다. 미국에서도 판사를 직접선거로 뽑는 부작용을 알기에 법관후보자를 검증하는 심사위원회를 두면서 이에 대한 견제장치를 두고 있다. 또한 법관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을 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을 통해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주들도 많다.
그리고 셰인바움 당선인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의 후계자임를 자처하면서 대통령이 진심으로 개혁을 원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AMLO 대통령은 멕시코 연방대법관을 대중선거로 선출하고 싶은 것이다. 현재 멕시코 대법관 선출방식은 미국과 대동소이하다. 미국은 대통령이 연방법원 판사 후보자를 공식적으로 지명하여 상원에 통보하면 연방사법상임위원회는 지명된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연방상원 법사위원회에 제출한다. 연방상원 법사위원회는 청문회 등을 통하여 후보자를 심사하고 이를 통과한 후보자는 연방상원 본회의에서 최종 심사를 받아 인준을 받으면 대통령은 그 후보자를 연방법원 판사로 임명한다. 쉽게 말하면 상원의 인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AMLO 대통령, “대사의 발언은 무모하고 경솔한 짓”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오늘 23일 대통령궁 아침기자회견에서 살라사르 미국 대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앞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살라사르 대사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멕시코 국가 내부의 문제인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미국 대사의 선언은 용납할 수 없는 간섭 행위며, 멕시코의 주권에 위배되며 양국 정부 간의 관계를 특징짓는 상호 존중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편지에 적었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사의 발언은 경솔하고 무모하며, 멕시코의 주권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AMLO 대통령은 “미국이 먼로 독트린을 선언한 이후 수년 동안 미 대륙 국가들에 대한 간섭 정책을 적용해 왔으며,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인을 위한 나라라고 주장하며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