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한국을 ‘중진국 함정’ 극복한 대표 사례로 들어
‘2024 세계개발보고서’ 발표
‘성장 슈퍼스타’ 한국, 기술 최전선서 혁신 주도
“개방으로 경쟁을 촉진하고 인프라·기술·교육 투자로 생산성 높인 게 비결”
“한국 25년 성과, 개도국이 50년 만에 달성하는 것만으로도 기적”
세계은행(WB)이 대한민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들었다. 한국의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은행이 미국 워싱턴 DC 현지시간 지난 1일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중진국 함정(World Development Report : middle-income trap)’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세계개발보고서는 WB가 1978년부터 매년 개발 협력 관련 특정 주제를 선정하여 정책적 함의 등을 분석하는 보고서로, 지난해 주제는 ‘이주·난민·사회(Migrates, Refugees and Society)’였다.
세계은행은 많은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 진입한 후 고소득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되는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 빠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한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세계은행에서는 2022년 1인당 GNI 기준 하위 중소득국($1,136~$4,465)과 상위 중소득국($4,466~$13,845)을 중진국(middle income country)으로, 그 이상을 고소득국으로 정의한다.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 극복을 위해 투자(Investment), 기술도입(Infusion), 혁신(Innovation) 3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전했다.
처음 저소득국 단계에서는 투자 촉진을 통해 성장을 시작하지만, 중진국 단계 이후에는 투자 확대만을 통한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며, 해외 기술 도입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또한, 세계은행은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기업가의 열망과 리더십이 만들어 내는 변화라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이론을 소개하면서, 지속적인 생산성 제고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낡은 제도와 관습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WB는 한국의 1인당 GNI가 1960년 약 $1,200 이하에서 2023년 약 $33,000 수준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성장 슈퍼스타(Super Star)’이며, 한국 경제 발전사는 개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고 소개했다.
한국은 금융시장 개방 및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으며, 해외 기술의 도입 및 R&D,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효과적으로 생산성을 제고한 것이 한국의 성공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97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금융, 재벌 등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통해 시장 담합과 지배력 집중을 완화하는 등 경쟁시장을 조성하고 국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이 보고서를 통해 최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무역과 투자의 위축, 포퓰리즘과 공공부채의 증가, 기후변화 등은 중진국 성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30년 전 로버트 루카스 교수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끈 발전 전략을 ‘기적을 일으키는 것’에 비유한 것을 인용하면서 오늘날 중진국들은 한국이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50년 만에 달성하는 것도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중진국 정부는 기존 사회 엘리트와 지배적 기업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방해하지 않게 규율하고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세계은행은 강조했다. 또한, 시장개방 등을 통해 자본을 유입시켜야 하며, 고등기술 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를 제고하여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중소기업 과보호나 대기업을 옥죄는 것에서 벗어나 생산성이 높은 기업을 육성하여야 한다고 했다. 교육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인적 투자를 강화함으로써 경제ㆍ사회적 이동성을 제고하는 등 혁신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기후변화가 중진국에게 중대한 도전이지만, 한편으로는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적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탈탄소화 및 저탄소 시장 창출, 에너지 효율성 가속화 등을 통해 녹색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