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현 대통령의 아침기자회견 자신도 계속하겠다고 밝혀
AMLO, “아침기자회견은 국가의 우경화를 방지하고, 언론권력과 싸우기 위함인 것”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취임때부터 임기를 앞둔 지금까지 주말을 제외하고는 아침 7시부터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그가 만약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을 떠나 다른 주를 방문해야 할 상황이라면 그 지역에서 아침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아침기자회견의 그의 발언들은 하루 동안의 이슈를 장식하고 있고, 지난 선거운동기간에는 상대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즉, AMLO 대통령이 선대위원장이 됐던 셈이다.
이 기자회견을 멕시코에서는 ‘마냐네라(Mañanera)’라고 부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당선인도 대통령에 취임하면 아침 7시 마냐네라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주요 일간지 엘파이스(El país)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미 지난 6월에 셰인바움 당선인에게 마냐네라를 개최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AMLO 대통령은 국가가 우경화되는 것을 막고 시민들이 이를 경계하도록 하기 위해 셰인바움에게 아침 기자회견을 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범위들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매일 정보가 제공될 것이며, 모든 내용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권고 이전에도 이미 그녀는 마냐네라를 이어갈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엘파이스는 전했다.
지난해 12월, 캄페체(Campeche)주에서 열린 선거운동 집회에서 당시 셰인바움 후보는 집회 참석자들에게 아침기자회견을 계속할 것인지 물었고, 모두 동의하며 손을 들었다. 셰인바움은 “사람들이 결정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스 마리아 가레이 크루스(Luz María Garay Cruz) 우남대(UNAM) 정치학부 교수는 “셰인바움 차기 대통령의 아침 기자회견이 언제 열릴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더 짧고 집중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레이 크루스 교수는 그러면서 “셰인바움 당선인의 기자회견 방식을 보면,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고, 더 체계적이고, 명확하고, 정돈돼 있으며, 다른 주제로 넘어가거나, 방황하거나, 벗어나거나, 역사 수업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레이 크루스는 이어 “마냐네라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에 노출돼 있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이고, 시민들은 직접 정보를 얻고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며 “흥미로운 점은 시민들이 비판적 감각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대통령의 아침기자회견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당 지지자들처럼 임기 6년 동안 멕시코 언론 지형이 불평등하다고 비난해 왔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대통령도 언론으로부터 이렇게 많은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대통령은 그들과 싸우기 위해 아침기자회견때 언론과 언론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아침기자회견이 언론의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해 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항상 올바른 방식으로 답변하는 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일종의 우회적인 답변으로 대화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했다.
야당은 대통령이 마냐네라 방식을 통해 법을 초월해서 새로운 선거자본과 선거운동방식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