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미수사건, 비밀경호국 대응논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는 연설 시작 6분쯤 지나 발언하던 중 총성이 울리자 “오!”라는 탄성을 뱉고 오른쪽 귀를 손으로 감싸며 몸을 숙였다.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경호원들은 청중에게도 몸을 숙이라고 소리쳤고, 비명이 쏟아졌다. 잠시 후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신발 좀 달라”고 소리치며 몸을 일으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에는 피가 흘렀다.
미국 관영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이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베델파크에 거주하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튜 크룩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시도 용의자”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눈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고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크룩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에서 약 120~150m 떨어진 건물 지붕에서 소총을 이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으며, 이후 비밀경호국의 대응 사격으로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크룩스가 공화당원이라고 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비밀경호국의 발빠른 대응으로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짧은 시간에 범인을 특정해서 사살했다고 추켜세우고 있으나 경호국의 대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영국 BBC는 펜실베니아 유세에 참가했던 그렉이라는 이름의 목격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가 연설을 시작하기 약 5분 전에 수상해 보이는 한 남성이 지붕 위를 곰처럼 기어가는 수상한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렉은 그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이 소총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눈에도 그가 소총을 들고 있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라면서, “우리는 남성을 가리키고 있었고 경찰은 아래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옥상에 소총을 든 남자가 있어요’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즉, 그렉의 말에 따르면 조금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부상을 입었으며, 유세한 참가한 시민 1명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당시 트럼프 유세현장에서 높은 건물은 2개뿐이었고, 경호팀에서는 저격수가 올라가는 신고를 받고도 무대응이었다. 건물 상층부에 대한 통제도 없었다는 것 또한 드러났다. 범인은 트럼프 후보의 오른편 120m 거리의 건물 지붕 옥상에서 그를 겨누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범인은 AR-15라는 이름의 소총을 사용했다. 소총 M-16의 ‘민간 버전’으로 불리는 총기로, 그간 벌어졌던 각종 총기 난사 사건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3.63㎏ 정도로 무게가 가볍고 반동이 적어 사냥용으로 널리 쓰인다. 전문가들이 쓰는 저격용총이 아니다. 가격은 평균 800달러(약 110만원) 정도로 싼 편이다. 이 총은 미 전역에서 신분증만 제시하면 총기가게에서 구매할 수 있다.
AR-15의 유효사거리는 250m, 120m정도의 거리라면 초보자들도 저격이 가능한 거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격수 배치나 지붕통제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허술한 현장통제와 경호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비밀경호국 지도부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 13일 하원 정부감독위원회를 소집해 의원들이 비밀경호국(USSS)의 킴벌리 치애틀 국장을 비롯해 국토안보부 및 연방수사국의 관리들을 불러서 가능한 한 빨리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조직으로 대통령과 당선인 등 요인 경호 및 금융범죄 수사 등을 담당하는 사법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