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베릴로 휴스턴 정전피해 속출…절도사건도 발생
사진 : 휴스턴의 한 도로에서 전봇대가 쓰러진 모습/ ©El Finiciero
허리케인 베릴(Beryl)이 미국 텍사스에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주요언론사 엘피난시에로(El Financiero)가 지난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텍사스를 강타한 태풍 베릴로 인하여 주요도시 중의 하나인 휴스턴에서 전기가 끊기고 많은 주민들이 에어컨, 식량, 물 등이 부족한 상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태풍이 지나간 후 폭염경보가 발효돼 주민들의 고통은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엘피난시에로는 지난 10일까지 휴스턴 대도시 지역과 주 전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됐고, 기온은 섭씨 32.2도였지만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가 40.5도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휴스턴에 있는 조엘 오스틴 목사의 교회에 도착한 월터 페레스(49)씨는 교회에 온 운전자들에게 40병의 물을 나눠주면서 “우리는 감당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며, “나쁘고 나쁜 밤을 보낸 후 아내와 장인어른 세 살 난 아들과 3주된 딸을 데리고 아파트를 떠났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베릴이 미국에 당도할 즈음에는 사피어 심슨 등급기준으로 1등급으로 강등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 태풍으로 인하여 루이지애나에서 1명, 텍사스에서 6명 등 미국에서 최소 7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엘피난시에로는 PowerOutage 사이트의 공개내용을 인용하면서 베릴의 여파로 휴스턴에서 2백만 가구와 기업체의 전기가 끊긴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전력난으로 주민들의 냉장고에는 음식이 상했다. 사람들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잭 인 더 박스, 데니스(Deny’s)에서 식사를 하거나 에어컨에서 몇 분만이라도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 블록에 길게 줄을 섰다고 해당매체는 보도했다. 54세의 드와이트 옐은 자신의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만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장애 이웃들과 함께 데니스 식당을 찾았다. 그는 시와 주 당국이 예보된 폭풍에 대해 주민들에게 충분히 안내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로빈 테일러라는 이름의 휴스턴의 한 주민은 지난 5월 태풍으로 집이 파손된 후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베릴이 상륙했을 때 그녀의 호텔 방은 이미 물에 잠겼다.
테일러는 과거에 훨씬 더 강력한 폭풍을 견뎌낸 휴스턴이 1등급 태풍에 대처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녀는 “인터넷도 없고 전기도 안 들어오고 밖은 덥다. 사람들에게 위험하고 정말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더하여 정전을 이용한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휴스턴 지역매체 우니비시온(Univision)이 지난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휴스턴 경찰국은 허리케인 베릴 기간 동안 사업체에 불법으로 침입하여 절도를 저지른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정전을 틈타 2명은 4400 Lockwood Dr.에 있는 사업체를, 나머지 2명은 9401 Cullen Blvd에 있는 사업체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 에드 곤살레스는 “이들은 지난 9일 밤에 사업체에 절도행위를 벌이다가 체포됐으며, 이들 중 한 성인 남성은 자신의 십대 아들도 범행에 가담시켰다”고 밝혔다.
경찰당국은 대부분의 강도나 절도사건은 사람이 차에서 내리거나 탈 때 발생하며, 기습을 당하기 쉬운 순간이라고 전했다. 주위를 둘러보고 차량 내부를 의심스럽게 지켜보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있다면 걸어 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