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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볼리비아 쿠데타… 현 대통령의 자작극 설도

지난 26일 볼리비아에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해당 쿠데타는 수도 라파스(La Paz)에서 후안 호세 수니가 마시아스(Juan José Zúñiga Macías) 볼리비아 육군 사령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영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따르면, 수니가 장군은 이날 대통령궁에 진입하여 민주주의를 재건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엘리트들이 나라를 장악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국민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치인들이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떤 상황에 부닥쳤는지, 그들이 우리를 어떤 위기에 빠뜨렸는지 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이 쿠데타는 실패했다. 루이스 아르세(Luis Arce) 볼리비아 대통령이 대통령궁 안에서 수니가 장군과 직접 대면했다고 보이스오브아메리카는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수니가 장군에게 즉각 병력을 철수시키라고 명령하고, 이런 불복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아르세 대통령은 육해공군 수장을 새로 임명한다고 선언하면서 자신에게 반기를 든 군인들이 “군복을 더럽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진압장비를 갖춘 경찰이 정부 청사 바깥을 봉쇄하는 동안 장갑차들이 굉음을 내며 대통령궁 주변 광장을 빠져나갔고, 병사 수백 명이 뒤를 따랐다.

수니가 장군은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장군은 체포되기 직전 기자들에게 아르세 대통령 요청에 따라 군이 개입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시들해지는 인기를 끌어올리려고 그렇게 지시했다는 것이다. 야당의 안드레아 바리엔토스(Andrea Barrientos) 상원의원도 경제, 사법 위기가 아르세 대통령이 자작극을 감행하도록 했다면서 수니가 장군 주장에 동조했다.

VOA에 따르면, 앞서 아르세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 전에 수니가 장군을 육군 수장직에서 이미 해임했다고 전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수니가 장군이 지난 24일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25일 해임됐다고 확인했다. 24일 수니가 장군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내년에 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오면 그를 체포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6년부터 그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 군부 수장들에 의해 2019년에 축출될 때까지 대통령직에 있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보수 과도 정부가 들어섰고, 아르세 대통령은 이듬해(2020년)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됐다.

국제사회들도 즉각 성명을 냈다. 현 볼리비아 정권과 가까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정부들은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고 민주주의가 승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칠레와 온두라스도 쿠데타 시도에 비난성명을 냈고, 미국 정부는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면서 자제와 평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