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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바움, 차기 멕시코 정부 내각 인선 6명 발표…지한파이자 경쟁자인 에브라르드 경제장관 임명

한-멕시코 FTA 협상 다가오나?

고도이 상원의원 당선자, 법무수석 내정…상원 임기시작 한 달 후 휴직신청해야

사진 : 셰인바움 당선인이 지난 20일 내각인선 발표에서 에브라르드 전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엘피난시에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0일 차기 행정부 내각 인선 6명을 발표했다. 멕시코 주요언론사 엘파이스(El país)가 같은 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6명은 셰인바움의 오랜 지인들과 학계 인사들 그리고 과거 셰인바움의 멕시코시티 정부 시절 함께 했던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내각 인선에서는 셰인바움 당선인의 당내 경쟁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Marcelo Ebrard) 전 외무장관의 이름도 눈에 띈다.

차기정부의 외무장관은 후안 라몬 델라 푸엔테(Juan Ramón de la Fuente)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내정됐다. 그는 우남대(UNAM) 총장, 보건부 장관,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유엔대사에 재직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 검사장이었던 에르네스티나 고도이(Ernestina Godoy) 상원의원 당선자는 차기정부에서 법무수석을 맡게 된다. 멕시코시티 시민들은 그녀가 가르시아 하르푸츠(Garcia Harfuch)상원의원 당선인과 함께 상원에서 일해줄 것을 바라면서 모레나(Morena)에 투표했으나, 고도이는 그러한 국민들의 염원을 모르는 듯, 셰인바움 당선인이 제안한 법무수석직을 수락했다. 고도이가 법무수석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상원의원직 휴직신청을 해야 한다.

알리시아 바르세나(Alicia Bárcena) 현 외무부장관은 셰인바움 정부에서 환경자원부 장관을 맡을 예정이다. 그녀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칠레 주재 멕시코 대사, 2008년부터 2022년까지 라틴아메리카공동체(ECLAC) 사무총장을 지냈다.

로사우라 루이스 구티에레스(Rosaura Ruiz Gutiérrez) 우남대 생물학과 교수는 셰인바움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맡을 예정이다. 그녀는 지난 셰인바움 멕시코시티 정부에서 과기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2015년에는 우남대 총장후보로도 출마했다. AMLO 정부 기간동안 예산배정이 충분하지 않아 과학계의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그녀가 차기정부에서 과기부 장관으로 임명됨으로써 과학분야 종사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사무차장이었던 훌리오 베르데게(Julio Berdegué) 박사는 농촌개발부 장관에 임명될 예정이다. 그는 콜롬비아, 칠레, 과테말라, 멕시코, 페루 등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국가 정부 문제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 또한 농촌 개발, 농촌 고용 및 농식품 시장에 관한 여러 저서를 집필했다.

멕시코 통상분야를 진두지휘할 셰인바움의 옛 경쟁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무장관은 셰인바움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맡아 멕시코 통상분야를 주도할 예정이다. 그는 셰인바움 당선인과 유력 경쟁자로 경선불복을 선언하며, 탈당까지 고려하면서 셰인바움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으나 셰인바움 정부의 첫 경제부 장관으로 그녀와 함께할 예정이다.

통상분야에 있어서 셰인바움 정부의 첫 과제는 한멕 FTA가 아닌 신나프타 혹은 USMCA라고 불리는 T-MEC(Tratado entre México, Estados Unidos y Canadá)에 대한 갱신이다. 즉, 이와 관련한 재협상문제가 걸려있다.

지난 21일 에브라르드 경제장관 내정자는 멕시코 주요언론사 아리스테기(Aristegui)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제장관으로 내정된 사연을 밝혔다.

그는 아리스테기에 “셰인바움 당선인과 얼마전에 통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 멕시코의 주요 과제는 무엇이냐고 나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에브라르드는 셰인바움에게 2026년으로 합의된 USMCA의 개정 및 갱신이라고 답했다고 아리스테기는 전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무장관은 “이 협상은 2025년부터 시작해야 하고,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중국의 수출압력에 대항하여 미국과의 상당히 보호주의적인 합의가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글로벌 기업들, 특히 미국 기업이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및 기타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이 멕시코에게도 중요한 기회라고 주장했다.

에브라르드 경제장관 내정자는 이어 “이는 멕시코가 단기적으로 향후 6년 내에 훨씬 더 나은 급여를 받는 일자리를 의미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며, 노동력이 저렴해서 기업유치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매우 진보된 기술을 받을 수 있는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이러한 설명을 들은 셰인바움은 에브라르드에게 경제장관 자리를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아리스테기는 전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불법이민자들이 멕시코에 머물도록 하는 조약을 맺자고 제안한바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재선된다면 그와 유사한 것을 멕시코에 제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브라르드 내정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며, 좋은 생각이 아니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저항해야 한다”며 “과거 멕시코가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멕시코는 약 600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였을 것이지만, 트럼프 재임기간동안 7만 5,000여명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통상분야에서 멕시코 정부의 가장 급선무는 미국과의 USMCA다. 한-멕 FTA가 아니다. 지한파로 알려진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무장관도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셰인바움 당선인이 에브라르드 전 외무장관을 자신의 차기정부의 통상수장으로 임명해 한-멕 FTA의 체결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에브라르드 내정자의 발언대로 한국과 멕시코의 통상관계는 미국과의 USMCA협상이 끝난 2026년 이후에나 생각해볼 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