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석유 물리탐사한 아브레우 박사의 두 회사…액트지오는 집, 플럭서스는 공유 오피스?
모회사에 사무실을 두는 것은 불가능한가?
이미 끝난 상태임에도 아직 협상 진행중이라니?…아브레우 박사는 플럭서스 상황 알고 있긴 하나요?
사진 : 플럭서스 사업장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공유오피스 스페이시스 사진/ © KMNEWS 구글캡처
한국석유공사는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박사의 회사 액트지오(Act-Geo)라는 회사와 계약체결 후 약 129만달러를 지난해 5월 아브레우 박사에게 지급했다. 그리고 아브레우 박사는 같은 달 2명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플럭서스(Fluxus)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기술총괄책임자(CTO)로서 풀타임 정규직으로 근무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에서는 플럭서스사가 시추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플럭서스사 홈페이지에 영문으로 된 회사소개를 보면, “Fluxus is a Brazilian oil company that is in active process of building an oil & gas Production portfolio throughout Latin America and a global Exploratory portfolio”라고 되어 있는데, 바꾸어 말하면 “플럭서스는 라틴아메리카와 전세계에서 오일과 가스 생산의 포트폴리오를 짓는 브라질 오일회사”라고 소개돼 있다.
올해말부터 한국에서 시추를 시작하게 될 노르웨이 회사 시드릴(Seadrill)사의 홈페이지상 회사소개를 살펴보면, “From shallow to ultra-deep water, in both harsh and benign environments, we are setting the standard in offshore drilling” 즉, “얕은 수심에서 상당히 깊은 수심까지 혹독하거나 온화한 환경 모두에서 해양 시추(drilling)의 표준을 정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럭서스사 홈페이지상에는 ‘시추’라는 표현 ‘drilling’이라는 단어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아브레우 박사가 지난 11일 KBS와의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보면, 플럭서스는 기본적으로 M&A회사이며, “현재 (가스나 석유 등이) 생산되고 있는 자산에 대해서 투자 기회를 찾아내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플럭서스를 시추회사로 보기는 어렵다.
플럭서스는 어떤 회사인가?
앞서 밝혔듯이, 플럭서스의 회사소개에서 ‘포트폴리오(Portfolio)’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아브레우 박사도 이 회사는 기본적으로 M&A회사 혹은 투자기회를 찾아내는 회사라고 말했다. 결국 플럭서스는 석유나 가스자산 등 만을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아브레우 박사는 동해 심해유전에 플럭서스가 시추사업을 진행할 여력이 없다고 한 것이다.
그 동안 플럭서스의 사업진행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24일 플럭서스는 아르헨티나 석유자산 매입을 위해 해당 유전을 소유한 플러스페트롤(Pluspetrol)사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그 후 일주일 뒤인 12월 1일 브라질의 최고 부호형제가 이끌고 있는 지주회사 J&F가 플럭서스를 지분 100%에 사들였다. 그리고 플럭서스의 창업자 3인은 자신들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며 해당회사에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플럭서스는 지난 6일 볼리비아에 있는 석유 유전 매입을 위해 역시 플러스페트롤 볼리비아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즉, KBS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아르헨티나 가스전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표현된 것은 맞지 않은 부분이다.
쉽게 말해 플럭서스는 석유 혹은 가스사업과 관련한 투자회사로 보는 것이 맞다.
플럭서스사는 브라질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홈페이지상에는 포르투갈어는 보이지 않고 그들이 올린 뉴스만 포르투갈어로 돼있다. 보통 브라질회사나 라틴아메리카 회사들의 경우 영어나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그러한 기능도 없다. 이러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주요 고객층은 영어권 국가사람들이나 혹은 라틴아메리카에 있다고 할지라도 영어사용이 가능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7개의 언어서비스 기능이 있는 액트지오 홈페이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사무실은 공유오피스?
인사채용 사이트 링크드인에서 플럭서스 관련내용을 보면 직원수는 11명에서 50명으로 돼있다. 그리고 플럭서스사 홈페이지상에는 회사주소가 Rua Visconde de Pirajá 495 Ipanema Brazil로 나타난다.
해당 주소로 구글링을 통해 검색해보면 스페이시스(SPACES)라는 공유 오피스 사진이 보인다. 스페이시스는 위워크(Wework)와 같은 공유 오피스 회사로 1인회사 혹은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게 사무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임대를 주는 회사다.
아브레우 박사가 설립한 액트지오와 같은 회사가 공유오피스에 있었다면 이해해 볼 수 있겠지만 11명에서 50명까지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한 플럭서스사의 본사가 공유오피스라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해당 공유 오피스는 창업자 3인만이 근무할 만한 공간이다.
또한 한국석유공사와 아브레우 박사는 민감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했다. 아브레우 박사의 M&A 투자회사 플럭서스가 피투자회사들의 영업기밀들을 다루기에는 상당히 개방된 공간에서 업무를 한다는 인상을 지우지 않을 수 없다.
플럭서스는 J&F의 자회사가 된 지 7개월이 지난 시점임에도 줄곧 공유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무실을 따로 낼 형편이 못됐다면 J&F 본사가 있는 상파울루시에 본사를 옮길 수 있었음에도 지금까지 주소는 리오데자이네루의 공유오피스다.
액트지오처럼 업무의 특성상 주로 밖에 나가서 교육을 하는 사업을 한다면, 자신의 집을 사업장으로 선정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전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회사 규모가 작다면 공유오피스를 선택하는 것도 나쁜 것 또한 전혀 아니다.
그러나 최대 50여명의 직원, 피투자회사의 영업기밀도 일부 다뤄야 하는 투자회사가 소규모 회사들이 이용하는 개방된 공간의 공유오피스를 사용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사이에 플럭서스는 아르헨티나 석유 및 가스생산 자산매입협상을 끝낸 상태다. 또한 지난 6일에는 볼리비아 유전 매입협상도 끝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브레우 박사는 지난주에 공개된 KBS와의 인터뷰에서 플럭서스를 언급하며 아르헨티나 가스전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한국언론과 정치권은 계속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다. KBS 인터뷰 내용이 맞다고 전제한다면, 이미 끝난 상황임에도 협상 진행중이라고 발언한 것인데, 그렇다면 아브레우 박사는 자신이 만든 회사 플럭서스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