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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가 트럼프 지지하겠다고? 글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맞대결을 펼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연설한 직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안보 문제를 더 잘 다루겠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이런 정책들에 완벽하지가 못하다”며 “바이든은 재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나은)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최근 허드슨연구소에 합류한 헤일리 전 대사는 3월5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15개 주 중 14개에서 패한 직후 후보를 사퇴했고, 이후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그녀는 후보직을 사퇴한 다른 주자들과는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게다가 후보 사퇴 뒤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데도 이달 7일 인디애나주, 14일 메릴랜드주 경선에서 20% 넘게 득표하며 만만찮은 지지 기반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공화당 내 반트럼프 진영의 구심점으로 인식되는 그가 어떤 행보를 할지가 주목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나온 헤일리 전 대사의 투표 의향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이번에도 본격적인 지원 의사는 아직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는 나에게 투표하고 나를 계속 지지하는 수백만명에게 다가가야 하며, 그들이 그저 그와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진심으로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후보 사퇴 때도 “우리 당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표를 얻는 것은 트럼프에게 달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공화당원으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는 주겠지만 그의 노선을 크게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언론들은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 지지선언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는 상대당인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헤일리 대사가 더욱 멀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지지자들을 위한 자리가 내 선거운동에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막판에 날카롭게 대립하다 경선을 포기한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에게 구애를 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는 헤일리 전 대사의 이번 발언을 두고 낸 성명에서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반대표를 던지고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를 깊이 걱정하는 공화당 유권자 수백만명에게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