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2차 대선후보 토론회… 각 후보자들의 말 말 말 팩트체크, 이번 토론회의 승자는?
지난 28일 멕시코 대선 후보 2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CNN español은 이번 토론회의 멕시코 정치평론가들의 논평을 보도했다.
빅토르 마누엘 알라르콘 올긴(Víctor Manuel Alarcón Olguín) 정치평론가는 “이번 2차 토론의 승자는 없지만,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이라는 확실한 패자는 있다”고 말했다.
로사 마리아 미론 린스(Rosa María Mirón Lince) 우남대(UNAM) 정치학 박사는 “셰인바움 후보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행정부를 옹호하는 데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토론시간을 빼앗겼다”고 분석했다.
알프레도 피게로아(Alfredo Figueroa) 연방선거관리위원회(INE) 전 위원은 이번 토론에서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후보가 셰인바움 후보보다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미론 린스 박사는 “갈베스는 시간을 잘 관리했고 마지막에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었으며, 셰인바움을 압박하면서 몰아부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라르콘 올긴 평론가의 평가는 달랐다. 그는 “갈베스 후보가 훨씬 더 심도 있는 비판을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 같다”며 “그녀는 ‘나르코 후보’라는 테마로 셰인바움을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더 명확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피게로아 전 위원은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Jorge Álvarez Máynez) 후보에 대해서는 “그의 토론 참여가 무의미했다”며 지지율이 상승하거나 선호도에서 두 자릿수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그를 토론의 패자로 지목했다.
이번 토론은 첫번째 토론회와는 다르게 사전 녹화질문을 포함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대하여 피게로아 전 위원은 이러한 방식은 후보간의 토론을 막는 형식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반해 알라르콘 올긴 평론가는 이번 토론회가 내용과 논거, 그리고 질적인 면에서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CNN español은 두 번째 토론이 상대방을 겨냥한 수치와 추정 데이터가 포함된 이미지와 그래프, 특히 갈베스 후보의 경우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것임을 알리는 포스터 퍼레이드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하여 올긴 평론가는 이러한 포스터에 포함된 데이터는 카메라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며 시청자에게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디자인 자체가 시청자가 콘텐츠를 자세히 볼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러한 방식은 의미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멕시코 현 대통령도 이번 토론회를 언급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29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세 후보가 토론에서 무례함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AMLO 대통령은 토론회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연방 대통령은 선거과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매우 좋았다”고 평했다.
한편, CNN español은 이번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의 발언들에 대한 팩트체크 사항을 보도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AMLO 정권시작부터 지금까지 최저임금은 113% 인상됐고, 국경지역에서는 세 배로 인상됐다”>
CNN에 따르면, 2018년 12월 이후 현 정부는 최저임금을 181% 인상했는데, 이는 셰인바움이 주장한 113%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2018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누적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2024년 일급 최저임금을 조정하면 최저임금 인상률은 117%로 셰인바움후보가 언급한 수치와 비슷하다는 것이 CNN의 설명이다.
AMLO 6년 임기 동안 최저임금이 더 높았던 북부 국경자유지대(ZLFN)의 경우 인상률은 324%로 셰인바움 후보가 언급한 300%와 비슷하다. 이 또한 누적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여 2024년 최저임금을 조정하면 인상률은 227%로 셰인바움이 말한 300%보다 낮다.
ZLFN에는 바하 캘리포니아(Baja California), 소노라(Sonora), 치와와(Chihuahua), 코아우일라(Coahuila), 누에보 레온(Nuevo León), 타마울리파스(Tamaulipas) 주들에 속한 43개 지자체가 이에 속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 “칼데론 시대에는 불평등으로 인해 빈부 격차가 35배에 달했다. 그러나 현 정권 들어와서 불평등은 17배로 감소했다.”>
CNN은 연방통계청(Inegi)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멕시코 최고 소득 가구와 최저 소득 가구의 소득 차이로 측정되는 불평등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감소했다고 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 시절인 2022년 최고 소득층과 최저 소득층의 소득 차이는 15배였지만,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ón) 대통령 정부 말기인 2012년에는 그 차이가 35배가 아닌 19배였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 “우리는 510만 멕시코인의 빈곤 감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CNN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셰인바움 후보가 언급한 수치는 부정확하다고 보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빈곤은 감소했지만 극빈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빈곤 인구는 5천 189만 900명이었으나 2022년에는 4천 680만 4,50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극빈층은 2018년 8백 69만 6,400명에서 910만 3,500명으로 증가했다.
<소치틀 갈베스 : “페멕스(Pemex)가 손실을 입었고 우리는 20억 페소에 대한 재정을 지원했다”>
갈베스 후보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CNN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무디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페멕스가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석유 회사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국영 석유 회사의 재정은 다양한 범주로 측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부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CNN은 주장한다. 페멕스는 2023년 4분기 보고서에서 금융 부채가 1조 7,900억 페소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게다가 갈베스 후보는 이 부채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또한 페멕스가 2023년에 총 금융 부채가 2022년 말에 비해 7% 감소했다고 보고한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소치틀 갈베스 : “마야 열차 건설공사로 나무 800만 그루가 벌목됐다”>
CNN에 따르면 마야 열차 건설로 인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70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벌목됐다. 그린피스 멕시코는 이 프로젝트로 인해 1,000만 그루의 나무가 벌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당국은 이 수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5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보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치틀 갈베스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의) 행정부 시절, (멕시코시티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유일한 주였다”>
CNN은 갈베스 후보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사회보장위원회(IMSS)의 데이터에 따르면 셰인바움 후보가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18년 11월 30일 기준 멕시코시티의 공식 일자리는 348만 8,961개였다. 그녀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2023년 6월에는 공식 일자리가 343만 5,501개로 감소했다.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 :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두 주, 할리스코(Jalisco)와 누에보 레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CNN은 IMSS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인용하면서 멕시코시티는 2023년에 7만 8천 843개의 공식 일자리를 창출하여 그 해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2위는 누에보레온주(7만 5,386개), 멕시코주(6만 4,479개), 할리스코주(6만 2,395개)가 그 뒤를 이었다.
토론당시 마이네스 후보는 2021년 10월부터 현재까지를 기준으로 한 수치임을 명확히 하는 표지판을 꺼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