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때문에 임대료가 11,000페소에서 34,000페소로… 멕시코시티 젠트리피케이션
멕시코시티에서 에어비앤비와 같은 임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외부인들의 높은 수요로 임대료가 최대 40%까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원주민의 주택 접근성 저하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사회문제로 확산되는 추세다.
멕시코 일간지 라시야로타(La Silla Rota)가 지난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이 멕시코시티에서 식당, 교통, 상업 및 숙박 시설에서 지출한 금액은 약 28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2년 멕시코시티 정부는 연간 수입이 1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정부 하에서 UNESCO 및 에어비앤비 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멕시코시티를 ‘라틴 아메리카 창조 관광의 수도’이자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글로벌 목적지로 만들기 위해 시정부가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 싸우는 대신 더 많은 외국인의 유입을 장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2023년 10월 26일 에어비앤비 멕시코는 단기 숙박에 대한 포괄적인 공공 정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퇴거와 이주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9월 29일 1만826명의 서명을 받아 당국에 디지털 플랫폼 사용을 통한 주택 재구성 및 젠트리피케이션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라시야로타는 쿠아우테목 알칼디아(Cuauhtémoc Alcaldía)의 후아레스 콜로니아(Juarez Colonia)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의 일화를 공개했다.
부카렐리(Bucareli) 거리 21번지에 살고 있었던 마리아 갈라(María Gala)는 어느 날 갑자기 집주인으로부터 자신이 살고 있었던 아파트 임대계약 갱신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고,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그녀가 직접 이유를 조사한 결과 그녀가 살고 있는 건물에서 에어비앤비 붐이 일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리아는 “팬데믹 기간 동안 1년 계약으로 그곳에 살았는데, 2년이 지나 3년째가 되자 더 이상 살 수 없어 이사를 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집주인은 이유를 말하지 않았지만 건물관리인, 직원들에게 알아본 결과 아파트를 에어비앤비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2019년에 마리아는 60제곱미터의 공간에 월 10,500페소를 지불했고, 2022년에는 임대료가 월 34,000페소로 올랐다.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마리아는 독토레스(Doctores) 콜로니아로 이사해야 했고, 그 결과 ‘멕시코시티 이주민(desplazados de CDMX)’이라는 통계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라시야로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어비앤비는 후아레스 콜로니아에 있는 아파트를 1박에 약 2,101페소, 한 달에 약 63,000 페소로 임대했다.
마리아는 “내가 살고 있었던 후아레스 콜로니아는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살았는데, 이 지역에 국제 비즈니스 사업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건물에 관광객과 외국인이 끊임없이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우리가 살고 있었을 때는 에어비앤비가 8~10개 정도 있었는데, 내가 떠날 때는 이미 20개 정도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11월 멕시코시티 의회에서 프리다 기옌(Frida Guillén) 하원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 온 디지털 노마드들은 월 10만 페소가 넘는 급여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집주인들은 원주민보다 외국인을 우선시하고, 고정 임대에서 임시 임대로의 전환으로 부동산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비앤비 멕시코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6월 30일 기준, 2017년 이후 멕시코시티의 호스트에게 4억 2,500만 페소 이상이 원천 징수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