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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재외선거 투표비율 71% 역대급? … 그러나 이 숫자가 아직 불편한 이유

지난 27일부터 1일까지 주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대사 허태완)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가 실시됐다.

멕시코 재외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재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주멕시코 대사관에 등록된 선거인은 재외선거인 8명, 국외부재자 348명으로 총 356명으로 나타났다. 253명이 투표한 것으로 집계되어 선거인대비 투표비율은 71.0%다.

지난 2022년도에 실시됐던 제20대 대선 투표비율을 살펴보면, 선거인 940명 중 투표자수는 607명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64.6%로 나온다.

2020년에 실시된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인 431명중 투표자는 147명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은 34.1%다.

투표율만 가지고 2020년 총선대비 이번 2024년 총선 투표율은 36.9%p나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선거는 항상 대선 투표율이 높은데 지난 대선과 비교해도 이번선거 투표율이 6.4%p나 증가한 것이다.

한국내에서는 국민들이 선거권만 있으면 선거인이 되고 유권자수에 포함되지만 재외선거는 다르다. 재외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신고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신고를 하게 되면 선거인으로 등록이 된다. 그래야 재외공관에 가서 투표를 할 수 있다.

선거 때마다 매번 신고·신청을 해야 한다. 재외선거인의 경우 재외선거인명부에 등재돼 있다면 별도 신고나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한민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외부재자의 경우에는 선거 때마다 국외부재자신고를 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경우 2월 10일까지 해당신고를 마쳤어야 했다.

즉, 자신이 투표할 의지가 있다면 이를 신경 써서 미리 온라인으로 신고, 신청을 했을 거라는 점이고, 그래서 재외선거의 투표율은 투표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실제 투표장에서 투표한 비율이다. 그러한 비율이 약 60~70%라는 것은 그렇게 높다고는 볼 수 없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의 경우 멕시코 재외공관 투표율은 67%로 역대최고 투표율이라고 자부한 바 있었다. 이번 선거와 비교해보면 그 때보다 4%p나 앞서 이 역시 투표율만 보면 이번이 역대최고 투표율이다. 19대 대통령 선거는 선거인 1,206명중 809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했다.

재외선거에서는 투표할 의지가 있었던 사람, 즉, 선거인으로 등록된 사람이 몇 명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멕시코의 경우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는 1,206명, 2020년 21대 총선 431명,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940명, 2024년 22대 총선은 356명이다. 2024년 멕시코 재외선거 투표율은 역대급으로 가장 높지만 선거인 수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2022년 대선 두달 전 재외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대사관을 중심으로 멕시코한인회, 민주평통 등 교민자치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 한인 교민신문이 한 자리에 모여 투표율 제고를 위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었다.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선거인 등록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각 자치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교민신문 등은 이에 대한 홍보에 주력했다. 탄핵정국이었던 2017년 대선을 제외하면 최근에 제일 많은 940명이라는 선거인을 확보했고, 64.6%라는 투표율을 수치를 얻었다.

2022년 멕시코 재외선거 간담회

재외선거에서 선거인수를 높이거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처럼 투표소가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는 영사관이 따로 없기 때문에 몬테레이에 사는 교민의 경우는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시티에 와서 투표를 하기도 한다. 투표를 안 한다는 비판보다는 제도적, 예산적인 문제 등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내의 한인들이 약 13,000명이라고 본다면, 이번선거에서 투표를 하겠다고 두달 전에 선거인으로 등록된 비율은 2.7%밖에 되지 않는다. 재외국민들도 한국사회에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선거인 등록비율과 투표비율을 높이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