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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아카데미 시상식…’오펜하이머’ 7관왕 영예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세계적인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렸다. 미국의 주요 외신들은 올해로 제96회를 맞는 이 시상식에서 주인공은 단연 ‘오펜하이머’였다고 전했다. 오펜하이머는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총 7관왕에 올랐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미국의 천재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면서 주인공 오펜하이머의 천재성과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CG를 사용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해당 영화에서도 CG를 사용하지 않고 핵실험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놀런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제 막 100년이 넘은 영화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일부가 되어 뜻깊다”고 했다. 또한 남우주연상을 받은 킬리언 머피는 수상소감으로 “우리는 모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세상에 살고 있다”며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오펜하이머가 미국 배우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상(BAFTA) 등에서 작품상을 받으면서 아카데미에서의 수상도 일찌감치 예견됐었다는 후문이다. 오펜하이머에 이어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은 영화 ‘가여운 것들’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랐다. 전 세계 바비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바비’는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아카데미 영화부문 시상식에서 한국계 수상자는 없었다. 셀린 송 감독이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송 감독은 장편 데뷔작으로 작품상과 각본상에 동시에 후보로 올라 화제가 됐었다.

한편, 시상식이 열린 LA 돌비극장 주변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부터 시상식장 인근 교차로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몰려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참석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기도 했다. 일부 수상자들은 무대 위에 올라 전쟁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고, 휴전을 요구하는 배지를 달고 시상식에 참석한 참석자들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