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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바움의 치안공약… 수녀가 되고 싶은 건가?

박근혜가 생각나는 그녀의 행보

지난 1일부터 멕시코 3명의 대선후보들의 공식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현재 지지율은 여당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 보수야당의 소치틀 갈베스 후보, 또다른 야당인 시민운동(MC)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 후보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세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상당하다. 호르헤 알바레스 후보는 대선후보임에도 필자도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의 이름을 썼다. 같은 당의 몬테레이 시장 후보인 마리아나 로드리게스 보다도 인지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알바레스 후보의 지지율은 한자리수에서 멤돌고 있고, 소치틀 갈베스 후보(33%)는 셰인바움 후보(63%)보다 30%p나 뒤쳐져 있다.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의 지지율은 셰인바움 후보가 무슨 짓을 해도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지지율이 그대로 표로 이어진다면 이것을 뒤집기 위해 ‘부정선거’라고 막 우길 수도 없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 때문인건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의 치안공약은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이슈가 되는 키워드는 경제, 부패, 치안으로 꼽혔다. 그 중에서도 치안문제는 멕시코 일반국민에게도 체감되는 문제다. 이제 그녀의 치안관련 공약을 살펴본다.

셰인바움은 “범죄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면서 “전쟁보다는 평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대형 메가 교도소를 설립하자는 야당에 대해 “우리는 범죄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공교육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청소년 선도프로그램을 제안한다. 한달에 90시간을 일하면 3,000페소를 준다든가 5년미만의 형을 받고 가석방된 청소년들은 지역사회 적응 프로그램으로 그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멕시코시티 시장시절 이를 시행해 범죄율 발생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범죄율 발생을 줄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멕시코시티는 CCTV 설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멕시코 시민들, 우리 교민, 세계의 국민들이 멕시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마약 카르텔 등의 강력범죄다. 그 부분에 대해 셰인바움은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그에 대한 발언도 오마르 가르시아 아르푸츠 전 멕시코시티 치안부 장관에게 넘겼다.

아르푸츠 전 장관에 따르면, 조직범죄 퇴치계획의 구체적인 목표로 무장 단체가 존재하는 지역에 대한 감시, 범죄단체로의 무기유입 차단, 이러한 단체들의 재정궁핍화, 합성 마약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쉽게 말하면 직접적인 타격보다도 감시와 관리, 경제적 압박 등 간접적 방식으로 조직범죄를 다루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식으로 조직범죄를 다루는 것은 지금도 AMLO 정부가 하고 있고, 범죄자도 선량하게 다루겠다는 AMLO의 인권정책에 부합하며, 멕시코내의 강력범죄는 AMLO 정부를 지나 셰인바움 정부때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셰인바움 자신은 자애로운 여왕이 돼서 어려운 청소년을 돕는 일을하고 조직범죄 등의 강력사건을 다루는 일은 거칠게 다루지 않되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르푸츠 전 장관은 상원으로 진출할 예정이어서 그가 셰인바움 정부에서 치안을 담당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치안 관련하여 셰인바움 후보의 공약발언을 보면 가톨릭 수녀가 되어 자선사업을 하겠다는 건지 인구가 1억이 넘는 멕시코 연방 대통령이 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유복한 유태인 집안에서 자란 61살의 어린 소녀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하는 말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온 기자로서 셰인바움 후보를 보면 비교되는 인물이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셰인바움보다 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고, 누군가의 후광에 의해 대통령이 된…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셰인바움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AMLO의 후광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 그녀의 발언들은 전혀 사람과 세상을 모르고 했던 발언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것이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됐었다.

최근에 멕시코 최초로 여성대통령이 될 후보와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의 후보시절 유사점이 발견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시절 최고의 실언은 ‘지하경제 활성화’라면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후보의 최근 실언은 ‘부패를 계속하겠(Que sigamos corrupción)…´다는 발언이다. 10여년전 한국의 여성대통령의 후보시절의 발언과 셰인바움 후보의 발언에 대하여 한국과 멕시코의 일부 네티즌들은 “속마음이 드러났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능하다고 하지만 대통령되기 이전에는 전임 대통령의 견제와 압박을 이겨내고 투쟁으로 그 자리를 얻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지금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정치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투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오로지 AMLO 대통령의 정치적 온실속에서 자라났다. 박근혜 대통령도 아버지의 명성이라는 온실속에서 자라났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녀가 쟁취했다는 데는 부인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국민들은 그녀의 무능 그 자체보다도 그녀가 대통령으로서 한 일들이 그녀가 한 것이 아니라는 데 분노한 것이다. 대통령을 대신하여 노회한 비서실장이 정치를 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리고 다른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대통령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이니 결국 탄핵이라는 결과를 맞게 된 것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의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아직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행보들을 보면 국민의 마음을 읽고서 공약을 펼친다기 보다는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한 정치를 한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후보때부터 혹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이런 식의 정치를 보여준다면 국민들은 그 누군가가 셰인바움을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그 피해는 멕시코 국민들 또는 우리 한인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멕시코 국민들이 그 동안 보수정치에 지쳐서 AMLO를 선택했듯이 시간이 지나면 멕시코 진보정치에 지칠 날이 온다. 그들이 지금 잘못 생각하는 것은 그들만이 ‘선’이고 ‘정의’요, 보수정당은 무조건 ‘악’이라는 것이다. 셰인바움은 자신의 정치, 자신만의 정책을 보여주지 않고, AMLO의 뇌를 자신의 머리에 이식시킨다면 탄핵이 없더라도 정권은 현재 야당인 보수정당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