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미초아칸주 같은 지역 지자체장에 출마한 두 후보 연이어 총상입고 사망
지난해만 574건의 정치폭력사건 발생… 사상 최대치 기록
멕시코에서는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 폭력사건이 급증한다. 이번에도 예외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엔 같은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한 상대당 후보 2명이 연이어 살해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미초아칸(Michoacán)주의 한 지자체인 마라바티오(Maravatío)에서 2명의 후보가 같은 날 살해됐다. 먼저 지난 26일 미겔 앙헬 사발라(Miguel Ángel Zavala) 모레나(Morena)후보가 살해당했다. 이날 오후, 산부인과 의사인 사발라 후보는 마라바티오에 있는 자신의 클리닉에서 나와 차에 타려고 할 때 총격을 당했다.
총격 직후 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치안유지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어 같은 지역 지자체장에 출마한 아르만도 페레스 루나(Armando Pérez Luna) 국민행동당(PAN)후보도 사발라 후보가 살해된지 불과 몇 시간만에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오토바이를 탄 한 괴한이 인포나빗(Infonavit) 지역을 지나던 페레스 루나의 차량을 공격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괴한은 자신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로 도주했다.
총소리를 듣고 구급대원과 경찰의 지원을 요청해 피해자를 도와준 것은 이웃 주민들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페레스 후보의 사망사실을 확인했고, 미초아칸주 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범죄 현장 전문 수사반(Uspec) 요원들이 증거 수집을 진행했고, 현장조사가 완료된 후 시신을 법의학 의료 서비스(Semefo)로 이송했다.
이 두개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아직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해자들이 주 동부 지역의 범죄 집단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주검찰청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레나와 국민행동당의 정치 지도자 그리고 유가족들은 폭력을 규탄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마라바티오 지자체 정치인 폭력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지자체장에 출마한 다고베르토 가르시아 레예스(Dagoberto García Reyes) 모레나 후보가 납치되어 총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지역에는 할리스코(Jalisco) 신세대 카르텔(CJNG), 파밀리아 미초아카나(Familia Michoacana), 로스 카바예로스 템플라리온(템플기사단) 카르텔이 활동하며 미초아칸 동부에서 세력확장을 위해 다툼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단체인 다타 시비카(Data Cívica)는 최근 멕시코에서 지난 1월 한 달 동안 최소 5명의 선출직 공직 후보자가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거기에 공직자들과 정치인, 그 친인척까지 합치면 정치선거폭력사건은 20건으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다타 시비카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666건의 정치인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주요언론사 인포바에(INFOBAE) 집계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부터 2월 26일까지 최소 10명의 공직 후보자들이 암살됐다. 미초아칸에서 3명, 모렐로스(Morelos) 1명, 치아파스(Chiapas), 콜리마(Colima), 베라크루스(Veracruz), 멕시코주, 멕시코시티에서 각각 1명이 암살됐다.
가해자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1월에 발생한 피해자들을 보면 모레나 4명, 시민운동(MC) 2명, 국민행동당 2명, 야당 선거연합인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 1명, 녹색당(PVEM)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자들은 암살과 암살 시도에서 협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이들은 전국 여러 주와 지방자치단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저지른다.
가장 심각한 해는 574건의 폭력 사건이 기록된 2023년이었으며, 486건의 사건이 기록된 2022년이 그 뒤를 이었다. 다타 시비카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는 멕시코의 민주적 안정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주별로 살펴보면 게레로(Guerrero), 과나후아토(Guanajuato), 베라크루스(Veracruz), 와하카(Oaxaca)가 있으며, 이 세 주가 전체 사건의 38.4%를 차지한다. 멕시코 지자체 단위의 경우 티후아나(Tijuana), 셀라야(Celaya), 칠판싱고 데 로스 브라보(Chilpancingo de los Bravo), 탁스코 데 알라르콘(Taxco de Alarcón)이 정치폭력사건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