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그렇게 걱정되시면 전화번호를 바꾸시든가…”
AMLO, 뉴욕타임스 기자 개인 전화번호 공개해… 미 백악관 비판
미 백악관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대통령의 행동에 비판을 가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나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고, 분명히 그것은 우리가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분명히 믿는다. 그리고 언론이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이슈에 대해 괴롭힘이나 공격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미국의 대응은 지난 22일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아침기자회견에서 2018년 대선 기간 중 대통령 측근들이 마약 카르텔 자금 조달 혐의에 AMLO 대통령의 의견을 듣기 위해 대통령과의 접촉을 요청한 미국 뉴욕타임스 나탈리 키트로프 기자의 개인전화번호를 공개한 데서 나온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 특파원이 우리 대변인에게 보낸 질문지는 위협적이고 거만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나와 관련된 사람들이 2006년이 아니라 2018년에 돈을 받았다는 DEA의 정보를 가지고 나에게 물었으며, 내 자식들이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말하면서 프롬프트 화면에 나탈리 키트로프 기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그녀의 질문내용을 공개했다.
얼마 후 뉴욕타임스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언론인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이 시기에 일국의 지도자가 취할 행동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문제가 발견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언론인들을 지지한다”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AMLO 대통령이 공개한 정보는 멕시코 정계의 여러 인사들과 다른 언론인들 사이에서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이에 멕시코 연방정보보호 위원회(INAI)는 대통령에 대한 직권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INAI는 성명에서 “이 조사는 의무 당사자가 소유하고 있는 개인 데이터 보호에 관한 일반법에 명시된 원칙과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23일 아침기자회견에서 참석한 기자들에게 “외람되지만 저널리즘을 하는 여러분은 기득권 집단에만 기울어져 있고, 모두를 위한 저널리즘을 하지 않으며, 경제 및 정치 권력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파벌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여러분은 마치 신성한 특권 계급처럼 손으로 수를 놓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언론은 공개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다른 번호로 바꾸면 끝이다. 뉴욕타임스와 다른 언론들이 어떻게 비방하는지 두고 볼 것”이라면서 “자기 비판의 능력을 갖추고 오만함을 한 단계 낮춰달라”고 당부했다.
뉴욕타임스의 나탈리 키트로프 기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공개된 것에 대해 W라디오와 인터뷰를 가졌다. 키트로프 기자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AMLO 대통령이 조직 범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 적이 없으며,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마약 밀매를 통해 선거 자금을 받았다고 보고한 DEA 조사만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우리는 저널리즘이 매우 위험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