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다시 활개 치나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근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중동정세가 불안한 틈을 노려 다시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소말리아 해안에서 총 6건의 해적 사건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해양보안기관 MICA센터는 지난해 총 9건의 소말리아 해적 사건이 보고됐다며 이는 소말리아 해적의 ‘부활’을 의미하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한 시점과 “거의 동시에” 증가한 것이라고 MICA센터는 전했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역시 불안한 중동정세와 맞물려 소말리아와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사건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후티 반군이 소말리아 해적들이 활동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줬다는 분석을 내놨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싱크탱크인 국제안보연구소(ISS)의 티머시 워커 연구원은 최근 후티의 공격으로 상선들이 홍해를 지날지 말지 표류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인근 바다가 “(소말리아 해적의) 사냥터가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인도양에 주둔하던 각국 해군이 홍해로 이동하면서 이곳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이 더 취약해졌다고 AFP는 짚었다.
소말리아 내부 상황도 해적 활동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해적의 본거지로 지목된 북동부 자치주 푼틀란드에서는 지난해 12월에서 1월 총선이 치러졌는데, 이로 인해 일부 해양 보안 직책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외에도 푼틀란드 앞바다에서 동남아시아와 이란, 유럽 어선들의 불법 조업 활동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해적 활동이 증가했다는 설명도 있다.
푼틀란드 항구도시 에일의 부족 원로 아흐메드 압디 누는 AFP에 “해적들이 다시 등장하는 이유는 해안에 불법 조업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해적 활동의 증가는 안보 공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혼란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AFP는 소말리아 해적이 한창 활개 쳤던 2000년대 초에 비해 각국 해군의 대 해적 전략이 발전했고 첨단 장비도 여럿 개발됐기 때문에 이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오마르 마무드 연구원도 최근 일련의 해적 사건들은 “(소말리아 해적의) 부활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