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최고 권력과 멕시코 재계서열 1위의 미묘한 기류
슬림, “정부가 추가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아 텔멕스 수익성 떨어져”
AMLO, “카를로스 슬림은 훌륭한 사업가, 정부가 도와줄 필요 없다”
멕시코와 라틴아메리카 재계 서열 1위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회장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해당 기자회견에서 그가 소유한 텔멕스가 더 이상의 수익사업은 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일부 매각은 가능하지만 인수는 멕시코 기업이 맡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슬림회장은 멕시코의 주요 통신 사업자인 이 회사가 지난 6년 동안 인터넷, 모바일 및 유선 전화 서비스에 추가하여 유료 TV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정부로부터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금체불과 지난 20년 동안 고객에게 컨버전스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텔멕스가 영리추구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 4개 정부에서 관련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고객에게 유료 TV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으며, 이는 경쟁을 막고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쳐 정부실패”라고 주장했다.
카를로스 슬림은 텔멕스가 2,700억 페소 이상의 임금체불을 안고 있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에게 회사를 매각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슬림회장은 텔멕스가 2040년까지 재정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연말까지 급여보다 최대 160%의 높은 연금을 받는 4만 명 이상의 퇴직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를로스 슬림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후, 멕시코 대통령이 반응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은 지난 13일 아침기자회견에서 슬림회장이 사업을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도움이 아니라 그가 훌륭한 사업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궁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정부는 텔멕스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혀 아니다. 그리고 카를로스는 좋은 사업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거의 모든 사업가들도 사업이 잘됐다”며, “밭에서 곡물이 잘 자라면 새들에게도 좋다”는 비유 섞인 표현을 했다.
AMLO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멕시코 휴머니즘’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그의 경제 모델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고 있으며, 우리는 이 모델이 모든 곳에 적용되기를 원한다”며 “우리에게 부정부패가 없고 불처벌이 없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더 나은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슬림이 텔멕스를 인수한 방법
텔멕스의 원래 명칭은 텔레포노스 데 멕시코(Teléfonos de México)였다. 1990년 12월, 카르소 그룹은(Grupo Carso)사업 파트너인 사우스 웨스턴 벨, 프랑스 텔레콤 및 일부 멕시코 투자자들과 함께 텔레포노스 데 멕시코의 민영화 입찰을 따냈다.
슬림 회장의 카르소(Carso)그룹은 5.8%, 다른 멕시코 투자자들은 4.6%, 사우스 웨스턴 벨은 5%, 프랑스 텔레콤도 5%지분을 인수했다. 여기엔 그들의 전체지분 20.4%를 10년간 매각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었다.
당시 텔레포노스 데 멕시코는 그 때까지 25년 동안 운영되어 왔으며 민영화를 위해 23개 이상의 국내외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다.
그 후 텔멕스는 아날로그 및 노후화된 수동 장비와 360킬로미터의 광섬유 네트워크를 운영했다. 그리고 현대화 작업을 거쳐 현재 전국에 194,322킬로미터가 넘는 광섬유 네트워크를 설치했다.
1990년부터 2014년까지 텔멕스는 회사의 디지털 변화 뿐만 아니라 확장, 현대화 및 혁신에 354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AMLO 대통령이 겉으론 슬림 회장을 칭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언내용을 잘 살펴보면 카를로스 슬림회장이 정부 도움이 없어서 텔멕스 운영이 어렵다고 말하자 대통령은 카를로스 슬림은 정부 도움이 없어도 사업을 잘하는 훌륭한 사업가이기 때문에 굳이 정부가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