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LO 멕시코 대통령, 마약 카르텔과 연계돼있었나?
미 DEA 수사과정 중 시날로아 카르텔 2006년 AMLO 대선캠프에 200만달러 송금사실 밝혀져
대통령, “이는 증거없는 비열한 비방”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이 2006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마약 카르텔로부터 선거자금으로 수백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멕시코 언론들은 지난 30일 마약밀매 관련 전문 저널리스트 아나벨 에르난데스 (Anabel Hernández)기자가 밝힌 사실을 인용하면서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El Chapo)의 조직 시날로아(Sinaloa) 카르텔이 200만달러에서 400만달러 가량을 AMLO 선거캠프에 제공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DEA 조사에 따르면 당시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의 측근들이 시날로아 카르텔의 연합조직인 태평양 카르텔(Cártel del Pacífico)의 일원과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난데스 기자가 언급한 조사는 마약단속국(DEA)과 미 재무부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녹취록을 가리키는데, 이 녹취록에서 범죄 조직원들과 AMLO의 측근들이 불법자금 수수에 연관됐다고 드러난 것이다.
엘바르바스(El Barbas)라는 별명을 가진 아르투로 벨트란 레이바(Arturo Beltrán Leyva)가2006년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팀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9년 멕시코군에 의해 사살됐다.
에르난데스 기자 칼럼에서 언급된 또 다른 인물은 현재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에드가 발데스 비야레알(Edgar Valdez Villarreal), 라 바르비에(La Barbie)라고 불리는 자인데, 그는 선거팀과 협상을 담당했다.
아나벨 에르난데스 기자의 이같은 폭로는 언론인 리카르도 라벨로(Ricardo Ravelo)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데, 그는 인포바에 멕시코(Infobae Mexico)와의 인터뷰에서 시날로아 카르텔이 모레나가 통치하는 주들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이 각종 언론에 화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AMLO 대통령의 전 운전기사 니콜라스 모이네도 바스타르(Nicolás Mollinedo Bastar)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AMLO 대통령이 해당 선거자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당시 AMLO 캠프에 선거자금을 운반한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미 DEA가 라바르비에의 변호사 로베르토 로페스 나헤라(Roberto López Nájera)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진술인데, 그는 마약 조직이 건넨 선거자금에 대한 자세한 계좌를 제공했으며, 자신이 이를 도왔다고 밝혔다.
로페스 변호사는 니코라고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운전기사가 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선거자금을 받는데 관여했다고 언급했다.
니콜라스 모이네도는 AMLO의 운전기사로서 12년 동안 일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시장에 재직할 당시 멕시코시티 정부 차관급인 6만 3천페소를 달마다 수령한 것으로 나타나 AMLO 멕시코시티 정부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와 그의 가족은 모레나(Morena)로부터도 혜택을 받았다. 그는 2021년 정계에 입문했고, 그의 아들 사무엘 모이네도(Samuel Mollinedo)는 킨타나로오(Quintana Roo)주 베니토 후아레스(Benito Juárez) 지방 자치 단체의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니코와 가까운 또 다른 인물은 그의 사촌인 라파엘 페르난도 마린 모이네도(Rafael Fernando Marín Mollinedo)로,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멕시코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AMLO 대통령이 직접 이 직책을 제안했다.
몇 달 전 멕시코 주요 언론사 라티누스(Latinus)는 2018년 10월 마야열차 프로젝트가 발표된 후 모이네도 바스타르의 가족이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공개했다. 그들 가족은 킨타나로오주에 토지 64헥타르를 매입했다. 그 곳은 마야 열차 중심지인 툴룸(Tulum)역과 가까워 해당 부동산의 지가가 상당히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툴룸역 맞은편에 위치한 삭 악툰(Sac Actun) 공원이 있는 이 곳은 관광지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이 공원은 니콜라스의 전 부인인 리디아 에스테르 포르티야 마니카(Lydia Esther Portilla Mánica)와 툴룸 시청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호르헤 알베르토 포르티야 마니카(Jorge Alberto Portilla Mánica)와 관련된 회사 Preservación Ecológica Sac Actun S.A. de C.V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지난 31일 아침기자회견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해당 보도가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야당에서 선거가 불리해지자 짜맞춰진 보도라고 비난했다.
AMLO 대통령은 또한 미국 정부를 비판하고 해당 정보를 확대 재생산한 언론 매체를 공격했다.
대통령은 “완전히 거짓이고, 중상모략이며, 당연히 매우 화가 났고, 불행히도 멕시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언론은 권력에 매우 종속되어 있다”며, “미국의 경우 국무부와 정부기관이 언론 관리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는 증거가 없는 비열한 비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