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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네스 전 노티멕스 대표, “노동부가 직원 퇴직금 20%를 셰인바움 선거자금으로 전용할 것을 요구했다”

AMLO 대통령, 멕시코 노동부, 셰인바움 후보 혐의 전면 부인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모레나(Morena) 대선후보의 선거자금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산후아나 마르티네스(Sanjuana Martínez) 전 노티멕스(Notimex) 대표는 노티멕스가 청산될 당시 멕시코 연방노동부가 노티멕스 직원들 퇴직금 20%를 셰인바움 캠페인 선거자금으로 전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전 대표는 이에 대한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마르티네스가 일간지 라호르나다(La Jornada)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전용금액은 3천만 페소였으며,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Luisa Maria Alcalde) 전 노동부장관이자 현 내무부장관들의 측근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티멕스에 있었던 노동조합 수트노티멕스(Sutnotimex)는 멕시코 연방행정부와 5년동안 파업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고 지난해 12월 청산됐다. 마르티네스 전 대표의 이같은 주장은 회사가 청산된 지 몇 주만에 제기된 것이다.

마르티네스 전 대표에 의하면, 정부는 노조원들에게 2억 6,500만 페소의 퇴직금을 지급한 반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마르티네스에게 충성했던 63명의 직원들에게는 1억 5,000만 페소의 퇴직금만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알칼데 장관과 로페스 오브라도르(López Obrador) 대통령 아들의 친구이자 현 노동부 장관인 마라스 볼라뇨스(Marath Bolaños)의 ‘복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호세 루이스 산체스 쿠아지틀(José Luis Sánchez Cuazit) 연방노동부 법무국장이 이 사건의 핵심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녀에 따르면, 산체스 국장은 마르티네스 전 대표와 그녀의 추종자들에게 지급된 1억 5천만 페소 중 20%를 합의금으로 넘겨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산후아나 마르티네스 전 대표는 그들의 혐의를 입증할 녹음 및 각종 자료들을 가지고 있다고 확언했다.

마르티네스 전 대표는 이어 루이사 알칼데 장관, 멕시코 노동부와 내무부가 정치적 계산의 일환으로 수트노티멕스의 모든 요구를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한 알칼데 장관의 아버지 아르투로 알칼데(Arturo Alcalde) 변호사가 노조의 법률 고문을 맡고 있는 것도 명백한 이해 상충이라고 지적했다.

마르티네스는 그러면서 “내가 전 노동부 장관을 만나러 갈 때마다 내가 제공한 정보가 그녀의 아버지를 시작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노동 당국의 모든 결정사항은 노조 노티멕스에 항상 유리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연방노동부는 이에 대해 즉각 부인했다. 지난 9일 마라스 볼라뇨스 노동부 장관은 “노동당국의 수장이나 법무국장이 대선 캠페인에 사용할 돈을 요청했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거짓”이라고 밝혔다. 장관은 이어 “노동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합의금액이 수트노티멕스 근로자와 다른 직원들을 차별하지 않았다”며, “법령, 단체 노동 계약, 개별 계약 및 연공서열에 따라 합법적으로 그들에게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야당에서도 성명을 내고 셰인바움 후보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FAM(Frente Amplio por México)의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 후보는 “선거 당국이 이 사건을 끝까지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멕시코 국민은 더 이상의 부정부패나 권력을 남용하는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계속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배신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클라우디아, 마르티네스를 제거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해 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태가 점점 거치자 대통령까지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은 노동부로부터 3천만 페소를 여당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에 전용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마르티네스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10일 아카풀코(Acapulco)에서 열린 아침기자회견에서 이에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혐의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산후아나 마르티네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이 동료의 말을 매우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MLO 대통령은 알칼데 내무부장관에 대해 “원칙이 있고,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정직하고 부패하지 않은 여성”이라고 전했다. 볼라뇨스 노동부 장관에 대해서는 “신념과 이상을 가진 정직한 사람”이라고 변호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셰인바움 후보는 신념을 가진 매우 지적인 여성으로 우남대(UNAM) 학생시절부터 이상과 원칙을 위해 오랜 세월동안 싸운 사람”이라며 “그녀는 정직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직접 나섰다. 그녀는 과나후아토(Guanajuato) 기업인들과의 간담 후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 전 대표의 모든 주장이 거짓이라며 부인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자신의 정당은 선거법에 규정된 자금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산후아나 마르티네스가 대표로 재직했던 노티멕스는 멕시코 국영 통신사로 1968년 올림픽을 위해 그해 8월 20일에 설립됐다.

법에 따르면 이 기관은 멕시코 국가 및 개인, 단체 또는 국내 혹은 외국의 공공, 민간 기관에 진정한 편집 독립성을 가지고 전문적인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2019년 초까지 멕시코와 전 세계에 광범위한 특파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특히 미주와 유럽에 특파원이 집중돼 있었다.

노티멕스 노조는 2020년 2월 산후아나 마르티네즈 대표이사가 제안한 단체협약 변경에 항의하며 파업에 지속하다 2023년 12월 22일 청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