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울리파스에서 납치됐던 이주민 31명 구출
멕시코 내무부 장관, “이들은 국가방위군과 경찰에 의해 구출됐으며, 현재 안전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밝혀
왜 이주민들이 계속 납치되나?
타마울리파스(Tamaulipas)주에서 납치됐던 이주민 31명이 모두 구출됐다.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Luisa María Alcalde) 내무부 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X계정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알칼데 장관은 “아메리코 비야레알(Américo Villareal) 주지사가 방금 타마울리파스에서 납치된 31명의 이주민이 무사히 구출되었다고 알려왔다. 주 당국, 국가 방위군, 군대에 감사드린다”고 짤막한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30일 다섯 대의 픽업트럭을 탄 무장괴한들은 이주민들이 타고 있던 버스를 가로챘다. 납치된 버스는 마타모로스(Matamoros)-레이노사(Reynosa) 구간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있던 센다그룹(Grupo Senda) 9570 버스다.
범인들은 승객 대부분을 납치해 갔고, 지난 2일 운전자를 포함해 5명만 구출된 상태였다.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Rosa Icela Rodríguez)연방 시민보호부 장관은 지난 3일 납치된 사람들 중에는 “베네수엘라인, 에콰도르인, 온두라스인, 콜롬비아인, 멕시코인”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여정, 납치된 장소, 납치 동기(왜 31명은 납치되고 나머지 5명은 납치되지 않았는지)와 납치범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탈출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런 유형의 사건은 한 명, 두 명 또는 세 명의 이주민에게 발생하곤 했지만, 31명이라는 납치인원은 정말 예외적”이라고 밝혔다.
이셀라 로드리게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최근 며칠 동안 이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을 찾고 책임자를 찾기 위해 휴대폰을 추적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가 취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주민의 대부분은 미국으로 향하기 위하여 마타모로스(Matamoros), 레이노사(Reynosa), 누에보 라레도(Nuevo Laredo)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보(Bravo)강에 가까운 이 도시들은 마피아가 선호하는 곳 중 하나로 전해진다.
지난 2021년 1월 레이노사와 누에보 라레도 사이의 카마르고(Camargo)에서 한 이민자 그룹이 살해됐다. 이들은 밀수업자 가이드와 함께 미국으로 향하는 중이었는데, 주 경찰이 총으로 이들을 공격했다. 당국은 이주민의 여정을 조사한 결과 그들은 산 루이스 포토시(San Luis Potosí), 몬테레이(Monterrey), 헤네랄 브라보(General Bravo)를 거쳐 레이노사, 국경으로 가는 것을 확인했다.
마피아가 선택한 경로들의 지도를 살펴보면 산 루이스 포토시주를 비롯한 북부지역들이 빨간 점으로 표시돼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범죄 단체들이 소위 ‘테러의 길’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이주민 50명을 납치했다. 테러의 길이라는 곳은 마테우알라(Matehuala)라는 지역인데 범죄단체의 물류중심지이자 제도권 권력의 보호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마테우알라 시장은 이 지역의 범죄 단체와 협상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부적절한 공권력 행사로 지난해 11월부터 구속된 상태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번에 납치됐던 31명의 이주민은 예외적인 숫자라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4월과 5월 마테우알라에서 무장괴한들이 23명, 52명의 이주민과 외국인들을 납치한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2019년에는 한 무장 단체가 산 페르난도(San Fernando)와 레이노사 사이의 도로를 주행하던 버스에서 22명의 이주민을 납치했다.
종교지도자나 인권활동가들에 따르면, 산루이스포토시를 통해 몬테레이, 레이노사에서 국경으로 향하는 루트는 이미 폭력과 납치가 일상화됐다고 말한다. 마타모로스(Matamoros) 교구의 프란시스코 가야르도(Francisco Gallardo) 신부는 밀레니오(Milenio) 신문에 밝힌 기고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사건이 발생했으며 마피아가 하루 평균 10~15명의 이주민을 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은 범죄 조직이 돈을 갈취하기 위해 이주민을 납치한다고 설명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납치 사건은 강탈을 목적으로 한 이민자 납치이며, 우리는 산 루이스 포토시, 마테후알라 지역, 누에보 레온, 코아우일라(Coahuila), 타마울리파스에서 이런 일을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납치 피해를 입은 이주자들은 2021년 텔레문도(Telemundo)와의 인터뷰에서 납치범들이 가족들에게 최대 35만 페소의 몸값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납치범들은 가족 뿐만 아니라 이주민들이 이용했던 버스 회사에도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부 마약 카르텔은 2007년부터 이주민 납치를 무기 구매와 마약 밀매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여겨왔기 때문에 이주민 납치를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6년 멕시코 안데스 대학에서 수행한 연구 <폭력 사후 구조: 멕시코의 중남미 이민자 및 마약 카르텔>에서 수집한 증언에 따르면 이주민들에게 조직원이 되도록 강요하거나 노예로 부리기 위해 이들을 납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주요일간지 라 호르나다(La Jornada)에서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동안 멕시코에서 범죄 피해자가 된 외국인 출신은 245명이다. 또한 이민자 10명 중 2명은 미국과의 국경에 도달하려고 시도하다가 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