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상원, AMLO의 대법관 후보 거부
AMLO, 자신과 3명의 여성대법관후보 친분관계 인정
2명의 후보자, 연방정부 내무부 장관과 멕시코시티 시장과 형제관계
멕시코 연방상원은 아르투로 살디바르(Arturo Zaldívar) 후임으로 대통령이 추천한 대법관 후보자들을 모두 거부했다. 지난 29일 상원의회는 5시간이 넘는 회의를 열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이 제안한 세 명의 후보자들을 거부하겠다고 결정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제안한 3명은 전부 여성으로 마리아 에스텔라 리오스(María Estela Ríos) 대통령 법률고문, 베르타 마리아 알칼데 루한(Bertha María Alcalde Luján) 코페프리스(Cofepris) 법률고문, 레니아 바트레스(Lania Batres) 대통령 법률 부(副)고문이다.
특히 베르타 마리아 알칼데 후보와 레니아 바르테스 후보는 현 연방정부, 멕시코시티 정부와 관련이 깊은 인물들이다. 그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베르타 마리아 알칼데는 연방정부 권력서열 2위인 루이사 마리아 알칼데(Luisa María Alcalde) 내무부 장관과 자매관계이고, 레니아 바트레스는 마르티 바트레스(Martí Batres)현 멕시코시티 시장과 남매지간이다. 한가지 더 흥미있는 사실은 한 명은 현 연방 내무부장관의 언니이고, 다른 한 명은 전 멕시코시티 내무부장관의 누나라는 점도 이목을 끈다.
지난 29일 아침기자회견에서 AMLO 대통령은 3명의 여성후보자들과 친분관계를 가지고 있고,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이들을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원의 부결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세 명의 후보자 명단을 새로 제출해 다시 평가와 투표를 받아야 한다.
상원에서 일부의원들은 세 여성의 사법경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으며, 어떤 의원들은 법률고문들이 대법관으로 임명되는 것이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레나(Morena) 대선경선 후보였던 리카르도 몬레알(Ricardo Monreal) 상원의원은 리오스, 알칼데 루한, 바트레스가 대법관직에 적합한 세 명의 여성이기 때문에 결격 사유가 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세 사람 모두 모레나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지만 대법관으로 선출될 만큼의 충분한 표를 얻지 못했다. 본회의에서 절차에 따라 두 차례 투표를 실시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는 알칼데 루한이었지만 참석자의 3분의 2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단테 델가도 시민운동(MC)대표, 클라우디아 루이스 마시우(Claudia Ruiz Massieu) 전 제도혁명당 소속 상원의원 등 12명의 의원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추천했던 3명의 후보들 중 판사출신은 없다. 마리아 에스텔라 리오스 변호사는 전임 연방정부 법률고문이 현 행정부와의 갈등으로 사임한 후 2021년부터 AMLO 정부의 법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AMLO 대통령에 따르면, 그가 멕시코시티 시장 재직 시절 리오스 변호사는 멕시코시티 정부에서 법률고문을 맡았다. 그녀는 수십 년 동안 노동자들을 변호하다가 공직에 진출했다.
리오스 변호사는 상원의원들에게 대통령과의 친분관계는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AMLO 대통령이 항상 제기했던 사법개혁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레니아 바트레스는 현재 대통령 법률고문실에서 리오스와 함께 입법 및 규제연구 부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후보가 틀랄판 알칼디아(Tlalpan Alcaldía)청장으로 재직할 때 법률고문을 맡기도 했다. 그녀는 법학학위와 형법, 도시연구 및 공공관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바트레스 변호사도 리오스와 마찬가지로 AMLO 대통령의 사법개혁안 중의 하나인 선거에 의한 판사선출을 지지했다.
베르타 마리아 알칼데 변호사는 로렌소 코르도바(Lorenzo Cordoba)연방선거관리위원장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현재 그녀는 연방건강위험방지위원회(Cofepris)에서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그녀는 교사이기도 했으며, 그녀의 부모는 노동자 보호를 위해 투쟁한 사회운동가이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시 세 명의 대법관 후보를 지명해 새로운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통령은 원한다면 첫 번째 명단에 포함시킨 세 사람 중 누구라도 포함시킬 수 있다. 상원은 30일 이내에 두 번째 후보군 중에서 대법관을 선택해야 한다. 대법관이 선출되기 위해서는 최소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하므로 모레나가 이들 중 한 명을 임명하려면 야당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 기한이 지나도 상원이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선호하는 후보자를 직접 지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 정부에서 선출된 다섯 번째 대법관이 탄생한다.
그러나 AMLO 대통령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새 대법관을 임명하고 싶지 않다며, 상원에서 합의에 도달하고 대법관 선출에 필요한 과반수를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