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캐머런
브렉시트로 사임한 영국의 데이비드 케머런 전 총리가 복귀할 전망이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시 수낵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개각을 단행하면서 케머런 전 총리를 외무장관으로 복귀시켰다.
수낵 총리의 이러한 개각단행은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에 대한 논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총리관저는 브레이버먼의 후임으로 제임스 클레버리 외무장관이 임명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클레버리 외무장관은 전임 총리 때 임명됐으나 수낵 총리는 그를 계속 유임했다.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은 팔레스타인 지지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는 등 극우 논란을 낳았다.그녀는 이민자, 시위대, 심지어 노숙자들을 강압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장관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비난하는 타임스 신문 기고문에서 지난 11일 시위를 금지하지 않기로 한 경찰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경찰이 다른 시위대에 비해 더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그녀의 퇴진은 현 보수당 정권이 내년에 재앙적인 선거 패배가 예상되는 여론조사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캐머런 전 총리는 현지시간 지난 12일 영국 외무장관직을 기꺼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원칙상 현직의원이어야만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 정계를 떠났던 캐머런은 현직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남작 작위를 받았다. 그는 이를 통해 하원의원이 될 수 있으며, 장관직 수행 또한 가능하다.
캐머런 신임 외무장관은 자신의 SNS에 “7년 동안 일선 정치를 떠났지만 11년 동안 보수당 지도자로, 6년 동안 총리로 일한 경험이 중요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리고 수낵 총리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수낵은 강하고 유능한 총리”라고 평가했다.
캐머런 전 총리는 2010년부터 6년간 총리직을 맡았다. 2016년 6월 유럽연합(EU) 잔류를 주장했으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되자 책임지고 물러났다.
BBC는 “전직 총리의 내각 복귀는 의심할 여지없이 놀라운 일”이라며 “수낵 총리는 이번 개각이 최근 몇 년간의 격동을 뒤로 한 보수파의 결집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외교 경험이 풍부한 캐머런 전 총리에게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위기 등 국제안보를 맡기고 수낵 총리 자신은 국내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