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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포에버 챈들러

프렌즈’ 챈들러역, 매튜 페리 사망

미국에서 제작된 세계적인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역으로 잘 알려진 매튜 페리가 5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LA 타임즈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 욕조에서 그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LA 타임즈는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타살 정황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시트콤 ‘프렌즈’를 제작한 워너 브라더스 텔레비전 그룹은 성명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친구 매튜 페리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매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능 있는 배우이자 워너 브라더스 텔레비전 그룹 가족의 지울 수 없는 일부였다”고 전했다. 워너브라더스는 이어 “그의 코미디 천재성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유산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렌즈를 시즌 10까지 방영했던 NBC에서도 성명을 발표했다. NBC는 성명에서 “매튜 페리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매우 슬퍼하고 있다”면서 “그는 완벽한 코미디 타이밍과 재치로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으며, 그의 유산은 수많은 세대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프렌즈에서 모니카와 연인사이로 발전하기전 그의 여자친구 제니스역을 맡았던 배우 매기 휠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상은 매튜 페리를 그리워할 것”이라면서 “당신의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가져다 준 기쁨은 계속될 것이고 당시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들은 큰 축복이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그를 추모했다. 트뤼도 총리는 “매튜 페리의 죽음은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라며 “나는 우리가 어린시절 함께 했던 순간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며, 전 세계 사람들이 그가 가져다 준 기쁨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웃겨줘서 고마워, 매튜. 당신이 그리울 것”이라고 SNS X에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 존 베넷 페리와 전 캐나다 총리 피에르 트뤼도의 공보 비서였던 수잔 마리 랭포드의 아들인 매튜 페리는 1969년생으로, 페리가 1살 때 부모님이 별거한 후 몬트리올과 로스앤젤레스 사이에서 자랐다.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는 저스틴 트뤼도 현 캐나다 총리의 아버지다. 페리와 저스틴은 어린 시절 같은 학교에 다니기도 했으며, 페리는 당시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질투해 때린 적이 있었다고 과거 토크쇼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매튜 페리는 ‘찰스 인 차지’와 ‘비벌리힐스 90210’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1990년대 초 영화 ‘지미 리어던의 밤’에서 아역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4년 NBC에서 방영된 6명의 뉴요커 싱글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시트콤 ‘프렌즈’에 캐스팅되면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시리즈는 목요일 밤에 꼭 봐야 할 TV쇼로 자리 잡았고, 페리와 함께 출연한 제니퍼 애니스톤, 코트니 콕스, 리사 쿠드로, 매트 르 블랑, 데이비드 쉼머는 거의 하루 아침에 페리와 함께 메가스타로 떠올랐다. LA 타임즈는 1996년 시즌 2의 슈퍼볼 에피소드와 2004년 마지막회의 시청자 수는 5천만 명이 넘었고, 시리즈가 끝날 무렵 출연진들은 회당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추후 이 시트콤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서는 해당 DVD가 영어학습교재로 팔리기도 했다.

매튜 페리는 매트 르 블랑이 맡았던 조이 트리비아니의 재치 있는 룸메이트이자 코트니 콕스가 분했던 까다로운 모니카 겔러의 연인이 되는 챈들러 빙 역을 맡아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줄리아 로버츠와 연인관계를 가지기도 했으며, 1997년 셀마 헤이엑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 ‘바보들이 몰려온다 (Fools Rush In),’, 2000년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 ‘더 홀 나인 야드’ 등 유명 영화에 출연했다.

그러나 그가 항상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의 개인 삶은 순탄치 못했다. 페리는 2022년에 출간한 회고록 ‘Friends, Lovers, and the Big Terrible Thing(친구, 연인, 그리고 끔찍한 일)’에서 알코올 및 오피오이드 중독과의 싸움에 대해 얘기했다.

페리는 14살때 처음으로 술을 마셨지만 21살이 되어서야 알코올 중독의 징후를 알아차렸다고 적었다. 그 후 그는 여러 차례의 재활원 입원을 포함하여 금주를 위한 노력에 7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고 전했다. 또한 약물 남용으로 인해 2018년 대장 파열로 목숨을 잃을 뻔하여 5개월간 입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021년 HBO에서 방송된 ‘프렌즈-더 리유니언’ 특별 방송에서 그는 ‘프렌즈’ 출연 당시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고통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매튜 페리는 지난 4월 LA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생을 잘 살았고, 잘 사랑했고, 사람들을 도왔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