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완 대사, 엘 에코노미스타와의 인터뷰
“멕시코 정부 한국과의 FTA 미온적인 입장이나 체결 낙관적 전망”
허 대사, 한국이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던 4가지 이유 전해
사진출처 : El Economista
멕시코 경제일간지 엘 에코노미스타(El Economista)는 지난 23일 허태완 주멕시코 대한민국대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인터뷰에서는 한국과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통상문제와 한국의 안보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인터뷰는 허 대사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엘 에코노미스타는 한국과 멕시코의 FTA 진행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허태완 대사는 현재 멕시코내에 한멕 FTA 관련하여 미온적인 입장이 있어 협상이 잠정 중단된 상태지만 한국정부는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대사는 그러면서 멕시코 정부와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허태완 대사는 한-멕시코 FTA가 다른 나라와의 FTA에 비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허 대사는 멕시코의 과도한 대미 무역 의존도는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할 것이므로 현재 기회를 활용해 무역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멕시코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멕시코 FTA는 양국 간 첨단산업 협력을 증진시켜 멕시코가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2차전지 등 제조업 분야에서 북미를 선도하는 국가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정은 한국이라는 최적의 무역 교량을 통해 동북아 및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허대사는 말했다.
한멕 FTA 체결과정에서 멕시코 철강업계의 반발이 있다. 엘 에코노미스타는 이들의 입장을 바꾸기 위한 방안을 허태완 대사에게 물었다. 허 대사는 이에 대해 한국산 수입 철강제품과 멕시코산 철강제품은 가격대가 다르기 때문에 관세 인하가 한국 철강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히려 멕시코산 철강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관세장벽 철폐 이후 많은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투자할 경우 산업 분야에서 많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멕시코 철강 산업의 기술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태완 대사는 이어 멕시코 기업들이 독과점이나 과점이라는 근시안적 논리를 극복하고 나무 한 그루가 아닌 숲 전체를 바라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 대사는 한반도 안보문제에 대해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8월 18일 미국에서 개최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3국 간 3가지 분야에서의 포괄적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첫째, 안보 분야에서 3국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국가안보 분야 중 정보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둘째, 경제안보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3국 정상이 공급망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미래 핵심기술을 선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셋째, 역내 자유와 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공동의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허태완 대사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국, 미국, 일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며 인도-태평양 지역 모두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보편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 에코노미스타는 1960년대 초 한국의 1인당 GDP는 82달러, 멕시코는 1,098달러였다면서 6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1인당 GDP는 33,300달러, 멕시코는 9,480달러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이렇게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허 대사에게 질문했다.
허태완 대사는 이에 대해 4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 한국 정부는 경제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고 효과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한 점, 둘째로는 공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어 교육을 잘 받은 양질의 노동력을 많이 배출한 점을 들었다.
세번째는 한국정부와 기업들은 양질의 노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과학과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한국 정부의 외교적인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냉전 체제 하에서 미국을 비롯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시장은 한국에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했고,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들은 자유무역과 공정경쟁을 중시하며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지원에 대한 한국정부 역할에 대해 허태완 대사는 한국 정부는 끊임없이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는 국민성을 자극하고, 전략적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시에 현명하게 결정하는 혁신의 적극적인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 한국 정부는 정보통신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고, 그 결과 한국은 ICT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허 대사는 한국 정부가 신규 및 중소기업(‘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 간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강조했다.
허태완 대사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는 로켓 공격을 포함한 가자지구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이번 공격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허 대사는 전했다.
자세항 사항은 엘 에코노미스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