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엔시나스 멕시코 인권 차관 사임발표
아요치나파 실종사건은 후임차관이 계속진행
지난 5월 사건 조사 중 그의 휴대폰 해킹프로그램에 감명되기도 해
알레한드로 엔시나스(Alejandro Encinas)멕시코 내무부 인권차관이 사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19일 대통령궁 아침기자회견에서 그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선거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엔시나스 차관의 후임으로 펠릭스 아르투로 메디나(Félix Arturo Medina)를 후임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은 그의 면직은 지난 19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면서, “19일 회의에서 우리는 박수로 엔시나스 전 차관에게 작별 인사를 했고, 아르투로 메디나 차관이 이미 내각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변호사이자 교사출신으로 준비돼 있고 정직하며 신념을 가진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펠릭스 아르투로 메디나 신임 인권차관은 앞서 연방재정검찰청(PFF)장을 지냈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멕시코시티 시장 시절 행정부 차관을 맡기도 했다.
AMLO 대통령은 엔시나스의 사임으로 아요치나파(Ayotzinapa)사건 조사가 중단된 것이 아니며, 메디나 차관이 해당 사건을 계속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시나스 전 차관의 공식적인 사임발표는 모레나(Morena) 셰인바움 후보가 자신의 SNS 계정에 그에게 선거캠프에 합류해달라는 메시지를 게시한 후 하루만에 나왔다.
대통령은 이어 “지난 17일 수년간 투쟁을 함께 해온 동지 알레한드로 엔시나스와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그에게 앞으로의 과정에서 우리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기꺼이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엔시나스가 지난 18일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AMLO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알레한드로 엔시나스(Alejandro Encinas) 전 인권차관은 해킹 프로그램 페가수스의 표적이 된 적이 있었다.
미국 뉴욕타임즈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엔시나스 전 차관은 해킹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눈 4명의 사람들과 독립적인 포렌식 분석에 따라 해킹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엔시나스 차관에 대한 해킹공격은 이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불법 스파이 활동을 종식시키겠다는 AMLO 대통령의 공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고, 멕시코의 사찰과 감시가 얼마나 심해졌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이며, 대통령 측근조차도 감시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페가수스 스파이웨어는 정부 기관에만 라이선스가 부여되며, 엔시나스 전 차관의 휴대폰을 해킹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현재 멕시코에서 이 스파이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군대뿐이고 실제로 멕시코 군은 전 세계 어떤 정부 기관보다 더 많은 휴대폰을 대상으로 페가수스 기술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엔시나스는 오랫동안 군부와 대립해 왔고, 그와 그의 팀은 멕시코 역사상 최악의 인권 침해 사건 중 하나인 아요치나파 실종 사건에 군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는 지난해 납치 사건에 대한 정부 진상조사위원회를 이끌던 중 그의 휴대폰이 여러 차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해커들이 그의 디지털기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다.
페가수스 바이러스는 침입 흔적 없이 휴대폰을 감염시켜 모든 이메일, 문자 메시지, 사진, 캘린더 약속 등 휴대폰에 있는 모든 것을 추출할 수 있다. 휴대폰이 꺼져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휴대폰의 카메라 혹은 마이크를 통해 감시 대상자의 일거수일투족들을 확인할 수 있다.
엔시나스는 2000년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멕시코시티 시장이 되었을 때 시정부 내각에서 일했으며, 두 사람은 20년 넘게 정치적 파트너로 함께 일했다. 그러나 로페즈 오브라도르가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사람은 군부의 권력 강화에 대해 항상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군대가 세계 최초이자 가장 많은 페가수스 사용자가 된 사실이 뉴욕 타임즈를 통해 밝혀지자 AMLO 대통령은 “멕시코 군대는 인권을 존중하며 이전과 같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