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최연소 대통령 탄생
노보아 당선인, 바나나 재벌기업가의 아들
한국과 체결한 SECA도 무리없이 비준될 것으로 예상
중남미의 젊은 대통령 바람이 거세다. 에콰도르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 의원이 에콰도르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멕시코 주요 언론사 엘파이스(El País)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1987년생 현재 35세로 취임하면 세계 최연소 대통령에 이름이 오르게 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칠레의 보리치 대통령(1986년 2월생)이 최연소 대통령으로 기록돼 있다.
그는 국민민주행동(ADN) 소속으로 52.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대선 결선투표에서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살레스(45)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노보아 당선인 집안은 3대에 걸친 바나나 수출 재벌기업으로 유명하다. 그의 아버지 알바로 노보아 (Álvaro Noboa)도 바나나 수출로 일군 재산으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5차례나 대권에 도전했다 실패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알바로 노보아 전 의원은 9억 천만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아 당선인의 승리는 라파엘 코레아 (Rafael Correa)를 중심으로 한 정치운동인 코레아주의에 일격을 가한 것이라고 엘파이스는 논평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무명 정치인 루이사 곤살레스 (Luisa González)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상왕정치를 노리고 있었다.
곤살레스 후보는 오일 머니로 국가를 성장시키고 수백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났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으나 에콰도르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는 에콰도르 국민과의 소통보다는 국민 대다수가 원하지 않는 코레아 전 대통령과도 가깝게 지냈다.
지난 2월 지방선거에서 그들의 속한 당 시민운동은 48개 도시에서 승리했고, 24개 주 중 9개 주에서 주지사를 배출했으나 이번에 실시된 대선에서는 패배의 쓰라림을 삼켜야 했다.
노보아 당선인은 개표 결과가 발표된 후 “내일 우리는 부패와 폭력, 증오로 큰 타격을 입은 이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새로운 에콰도르를 위해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에서는 그를 자유주의적 담론과 세금 감면 및 외국인 투자 장려 의지로 인해 중도 우파에 분류하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중도좌파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갱단 간 다툼으로 극도로 불안해진 치안과 관련, 노보아 당선인은 사회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잦은 교도소 내 폭력사태 해결을 위한 ‘바다 위 선상 교도소’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노보아의 당선으로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청신호가 예상된다. 최근에 체결된 한국·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비준에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후보인 곤살레스는 좌파 성향으로 외국과의 무역협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노보아 당선인은 12월 대통령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의 임기는 2025년 5월까지다.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현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기 위해 조기퇴진을 명분으로 치러진 선거이기 때문에 노보아 의원은 라소 대통령의 남은 임기까지만 에콰도르를 통치할 예정이다.
에콰도르는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많은 홍역을 치렀다. 지난 8월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Fernando Villavicencio)에콰도르 대통령 후보가 수도 키토(Quito) 중심가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총격으로 사망하는 등의 사건이 있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에콰도르 대선 2차 투표에서 승리한 다니엘 노보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