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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법원, 가르시아 루나 전 치안부 장관 체포영장 기각

연방검찰, “사법방해 혐의로 판사들에게 법적조치 취할 것”

지난 2월 미국에서 유죄 판결받고 구속수감

멕시코 검찰은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Genaro García Luna)에 대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올해 미국에서 마약 밀매 및 조직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 전 치안부 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이 지난 3일 법원에서 기각된 것이다. 이번에 검찰이 적용한 체포영장은 불법부당이득혐의와 관련된 사안이다.

멕시코 연방검찰은 가르시아 전 장관이 지난 2000년에서 2012년까지 비센테 폭스(Vicente Fox)대통령과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ón)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4,300만 페소의 부당한 재산을 축적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르시나 루나는 폭스 정부시절 검찰에서 연방수사국(AFI)장을 지냈고, 칼데론 정부에서는 조직범죄 퇴치전략을 담당하는 치안부 국장을 맡기도 했다.

검찰은 범죄혐의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혐의로 4명의 판사들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지난 3일 발표했다. 멕시코 연방검찰이 기소한 치안판사는 알베르토 토레스 비야누에바(Alberto Torres Villanueva), 마누엘 바세나 비야누에바(Manuel Bárcena Villanueva), 가브리엘라 과달루페 로드리게스 에스코바르(Gabriela Guadalupe Rodríguez Escobar)이며, 이들은 제1순회 형사사건 항소법원 소속이다. 또한 가르시아 루나에 대한 체포 영장을 기각한 지방법원 판사 헤라르도 헤나로 알라르콘 로페스(Gerardo Genaro Alarcón López)에 대해서도 기소할 것을 발표했다. 연방검찰은 “제출된 증거들을 통해 가르시아가 축적한 재산이 소득과 불균형하고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범죄혐의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거나 피고인에게 보석금을 지급한 판사들에 대해 검찰의 이 같은 조치는 멕시코에서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가르시아 루나 사건의 경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정부는 판사들의 행동을 특히 의심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에서 시날로아(Sinaloa) 카르텔과 협력한 혐의로 기소된 전 치안부 장관과 관련된 은행 계좌 차단해제를 법원이 어떻게 명령했는지를 설명한 바 있었다. 대통령은 또한 노르마 피냐(Norma Piña)가 가르시아 루나를 위해 일했던 사법부 공무원을 고용한 것에 대해서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 때문에 AMLO는 사법부의 확실한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불법부당이득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은 기각됐지만 이 밖에도 멕시코에서 무기 밀매, 조직 범죄, 자금 유용 및 세탁 혐의로 체포영장이 세 건 더 발부된 상태다. 또한 AMLO 정부는 플로리다 주에서 그가 부당하게 얻은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금융정보국(UIF)은 이를 7억 5천만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무기밀매와 관련하여 가르시아 루나는 미국에서 불법 무기를 멕시코로 밀반입하여 카르텔에 넘겨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멕시코 정부는 외무부를 통해 멕시코로 밀매된 무기 제조업체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가르시아 루나의 측근인 루이스 카르데나스 팔로미노Luis (Cárdenas Palomino)와 파쿤도 로사스(Facundo Rosas)도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체포 영장은 가르시아 루나가 치안장관으로 재임하던 마지막 시기에 8개의 교도소 건설 및 관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과다한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650억 페소의 재정적 손해를 끼친 혐의다. 이 교도소들은 비용이 많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결국 건설업자에게 넘겨져 사실상 민영화로 교도소로 간주됐다

마지막 세번째 체포 영장은 공립 교도소 장비에 대한 ‘불법 및 남용 계약’을 승인하여 51 억 1,200만 페소의 재정적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에서 담당판사는 가르시아 루나의 부패 네트워크에 연루된 다른 60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여기에는 파나마에 본사를 둔 Nunvav Inc. 및 Nunvav Technologies의 소유주인 조나단 알렉시스 와인버그(Jonathan Alexis Weinberg)와 마우리시오 사무엘 와인버그(Mauricio Samuel Weinberg)가 포함됐다.

현재 가르시아 루나는 미국에서 구속된 상태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 정부에 그의 신병인도를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3건의 체포영장은 계류 중에 있다.

지난 2월 헤나로 가르시아는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뇌물·위증·마약 유통 등 5가지 혐의를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Joaquin El Chpo Guzman)의 시날로아 카르텔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고 2001∼2012년 미국 등지로 코카인 등 마약을 유통할 수 있도록 눈감아줬다는 혐의로 재판엔 넘겨졌다. 또한, 부패한 관리들을 요직에 앉히거나, 단속 정보를 시날로아 카르텔에 흘리는 대신 시날로아의 경쟁 조직을 소탕 작전의 표적으로 삼았다는 혐의도 받고있다.

2018년 그에 대한 혐의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엘 차포’ 구스만에 대한 재판에서 ‘2005년 또는 2006년 가르시아 루나에게 3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줬고 2007년에도 300만∼500만 달러를 건넸으며, 카르텔에서 그에게 최대 5천만 달러를 모아 주기로 합의했다’는 카르텔 조직원 증언이 나온 것이다.

퇴임 후 미국으로 건너갔던 가르시아 루나는 2019년 12월 달라스에서 체포돼 수감된 후 뉴욕에서 재판을 받아왔고, 내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의 변호사들은 “뉴욕주 검사들이 폭력 범죄자들의 일관성 없는 주장에 의존했다”는 취지의 논리를 폈으나, 지난 4주간 마약상을 포함한 27명의 증인 진술을 청취한 배심원 12명은 만장일치로 검찰에서 제기한 혐의에 대해 모두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현지 언론들은 가르시아 루나는 최소 징역 20년에서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