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로페스-가텔 전 보건차관, 멕시코시티 시장선거 출마
“더 공정하고, 더 민주적이며, 더 자유롭고 인간적인 멕시코시티를 만들겠다”포부 밝혀
“팬데믹 시절, 국경폐쇄조치는 옳지 않아”
“마스크가 전혀 위험성이 없다는 정량적 입증은 없어”
지난 26일 우고 로페스-가텔(Hugo López-Gatell)전 멕시코 보건부차관이 멕시코시티 시장출마를 선언했다. 로페스-가텔 전 차관은 지난 팬데믹 시절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기 위해 최전선에서 관련정책을 추진했던 장본인으로 멕시코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멕시코 주요언론사 중의 하나인 아리스테기(Aristegui)는 지난 3일 로페스-가텔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가텔 전 차관은 팬데믹 기간 동안 멕시코 연방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 및 전략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멕시코가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와 같은 국가들처럼 많은 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멕시코 정부의 전략은 군대나 경찰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보건 조치를 준수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같은 권위주의적인 조치에 의존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설득과 이해에 호소함으로써 차별화됐다고 주장했다.
로페스-가텔 전 차관은 멕시코와 같은 불평등한 사회에서 강압적인 조치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그러한 조치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어 폭력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경폐쇄는 잘못된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멕시코가 국경을 폐쇄하지 않은 것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경을 폐쇄한다고 해서 전염병의 확산이나 감염자 수가 줄어든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오히려 국경폐쇄조치를 시행한 국가들이 국제보건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로페스-가텔 전 차관은 하비에르 코예호 트레호(Javier Coello Trejo)변호사가 팬데믹 대처에 대해 자신을 고소한 것에 대해 ‘정치적 선전선동’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가볍게 언급했다. 그는 이에 대해 “내 양심은 분명하다”면서 추후 이 고소 건에 대해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으며 소환장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멕시코시티 시장 경선후보이자 의사이기도 한 그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하여 마스크 유용성에 대한 정량적 입증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에 코로나와 관련된 회의에서 마스크가 제한적인 보호도구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크가 무슨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위험성이 전혀 없는 도구로 인식시키면서 잘못된 안정감을 주는 것은 부정직하고 사회에 해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로페즈-가텔 전 차관은 결론적으로 팬데믹이 세 가지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첫번째로 사회적 불평등은 팬데믹 기간동안 국가가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하는 주요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가격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두번째는 국가의 이전 보건상태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텔 전 차관은 멕시코는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팬데믹 전이나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팬데믹 기간동안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세번째는 보건 시스템이 효과적이려면 보편적이고 무료이며 공공재적인 성격을 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멕시코 보건 시스템의 민영화는 ‘약탈적’이며 이로 인해 멕시코가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로페스-가텔 멕시코시티 시장경선후보는 멕시코 보건 시스템과 의약품 부족 사태에 대해 자신이 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의약품 공급 시스템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Enrique Peña Nieto) 6년 임기 동안 부유한 개인과 전직 정치인들이 주주로 있는 4~7개의 기업의 손아귀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기업들은 의료 시스템을 장악하는 마피아처럼 행동했으며, 제약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는 현 행정부 5년 동안 이들 기업이 멕시코 및 글로벌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과 시장 접근을 방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이 기습적으로 점검하면 의약품으로 가득찬 창고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렇게 숨겨진 의약품은 일부 보건소 의료진들이 필요한 환자에게 약을 제공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결국 공급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우고 로페스-가텔 후보는 올해 중반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대통령을 만나 멕시코시티 시장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대통령은 이 소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오랜 훈련으로 기술적, 사회적 감각을 갖춘 사람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쁨을 표했다고 말했다.
가텔 후보는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특정후보를 편애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모레나 후보와 대화할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로페스 가텔은 모레나 경선후보 등록 일주일 전에 셰인바움 후보를 만났다고 전했다. 가텔에 따르면, 셰인바움 후보는 “경선절차에 논쟁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면서 “만약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해도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스테기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그는 “멕시코시티를 더 공정하고, 더 민주적이며, 더 자유주의적이면서 인간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