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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캐리어 안돼! 끌고 다닐 경우 벌금 약 37만원

크루즈 여행도 1,000명이상은 오지 마세요.

해외 일부 관광지에서 바퀴달린 캐리어 운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6월부터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역에 위치한 해안 도시 두브로브니크는 바퀴가 달린 여행 가방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는 한국인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즐겨찾는 인기 여행지이다. 특히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역사적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대성당과 궁전과 같은 아름다운 석조건물과 자갈들이 있는 길거리로 유명하다. 그러나 두브로니크 시의회는 바퀴 달린 여행가방 소음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만에 따라 조치를 취했다.

시 당국은 지난 6월말부터 바퀴달린 여행가방을 끌고 다닐 경우, 이것이 적발될 시 한국돈으로 약 37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여행객들은 구시가지를 지나거나 자갈밭을 지날 땐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한다. 더욱이 오는 11월부터는 이 지역 관광객들은 시 외곽 정해진 구역에 여행가방을 맡겨야 한다. 비용을 지불하면 전기자동차로 숙소나 정해진 장소에 가방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크루즈 여행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최근 세계 유명 관광지들이 대규모 방문객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각종 규제를 신설 중인 가운데, 각국 항구 도시에서도 크루즈 선박의 입항을 제한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3일 미국 북동부 메인주 항구도시 바 하버는 유람선을 타고 온 관광객 중 항구에 내릴 수 있는 인원을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주민투표를 실시해 통과시켰다.

알래스카주 주노에서도 내년부터 950명 이상 태울 수 있는 대형 선박은 하루 5척만 입항할 수 있도록 통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 2019년부터 관련 작업에 착수해 왔으며 올해 초 크루즈 업계와 이 같은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당국은 관광객 수를 통제하고 도시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항구 터미널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역시 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터미널 한 곳을 폐쇄했다.

이런 흐름은 대규모 관광객들로 현지 주민들이 일상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등장했다. 바 하버의 경우 인구는 5200여명에 불과하지만 4000여명을 수용하는 크루즈 여러 대를 매일 받고 있다. 때문에 도심 통행 문제가 발생하는 등 마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노르웨이 등의 활동가들은 크루즈 관광객이 몰려드는 데 대한 항의 시위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에서는 한 시위대가 관광객을 ‘기생충’이라고 표현한 플래카드를 내걸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 관광지에서 방문객들을 제한하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대부분 관광업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곳이지만, 주민들은 생업의 피해를 감수하고도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