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DLatestNews글로벌뉴스

북한 전술핵공격잠수함 공개, ‘김군옥 영웅함’

미 전문가들 “북한 새 핵잠수함 ‘기괴’…정상운용 어렵고 위협 안 돼”

북한이 8일 수중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 영웅함’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당의 혁명 위업에 무한히 충직한 영웅적인 군수노동계급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우리 식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해 창건 75돌을 맞는 어머니 조국에 선물로 드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해군의 핵무장화는 더는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다. 전술핵을 탑재한 수중 및 수상함선들을 해군에 인도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해군이 자기의 전략적 임무를 원만히 수행할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진수식에는 리병철·박정천 원수, 김덕훈 내각총리, 최선희 외무상, 현송월 당 선전부 부부장 등도 참석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김군옥 영웅함은 우리 해군의 기존중형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며 “지난 수십년간 공화국에 대한 침략의 상징물로 인배겨있던 핵공격잠수함이라는 수단이 이제는 파렴치한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혁적인 우리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 그것이 세상이 지금껏 알지 못한 우리 식의 새로운 공격형잠수함이라는 사실은 진정 우리 인민모두가 반길 경사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외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잠수함은 함상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작은 발사관 6개와 큰 발사관 4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식별됐다.

미국의 관영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가 지난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의 전문가들은 기존 잠수함을 짜깁기한 수준으로 “기괴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낡은 북한의 잠수함을 개조해서는 핵 투발 수단으로서 효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정상 운용도 어렵고 위협도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VOA는 전했다.

브래들리 마틴 랜드 연구소 수석 정책 연구원 겸 국가안보 공급망 연구소 소장은 8일 북한이 공개한 새 핵잠수함에 대해 “기괴한 겉모습을 하고 있다”면서 전혀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미 해군에서 30년간 복무하며 잠수함장과 주일미군 작전참모, 합동참모본부 작전분석가를 역임했던 마틴 소장은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핵잠수함이 누구에게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능력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마틴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새 핵잠수함의 외형을 보면 이전에 없던 추가적 억제력을 부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그저 핵 능력을 외부에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새 핵잠수함이라고 명명해 공개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1960년대 운용하던 낡은 디젤식 잠수함을 개조해 전술핵을 탑재한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운용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로미오 잠수함은 디젤 전기 잠수함이기 때문에 운항 시간에 제한이 있어 장시간 바다에서 잠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SLBM 능력과는 별개로 잠행성에 제한이 있는 잠수함으로는 보복 핵 공격 능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한계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잠수함을 연구·분석해 온 조셉 뎀프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도 이날 VOA에, 북한이 공개한 핵잠수함은 기존에 갖고 있던 노후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뎀프시 연구원은 자신이 2019년 7월 분석했던 북한의 잠수함과 비교했을 때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면서, “신형 잠수함은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둥근 뱃머리와 같은 일부 특징들은 이후 더 광범위한 개조를 거치면서 덜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잠수함 함미의 프로펠러 부분이 가려진 것은 이 잠수함의 기원을 감추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새로 진수된 잠수함은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포 조선소를 방문했을 당시 북한이 과시했던 잠수함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 해군참모대학 미래전 연구소장으로 잠수함 전략을 연구하는 샘 탕그레디 교수는 “해상의 잠수함에 핵무기를 배치해 발사하는 것은 지상 핵무기 발사보다 훨씬 더 어렵다”면서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만큼의 사거리와 정교함을 갖춘 SLBM을 보유할 역량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북한의 산업 역량은 새롭게 핵잠수함 함대를 구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탕그레디 교수는 북한이 새 핵잠수함을 공개한 것은 핵 투발 수단 보유를 과장하고 허세를 부림으로써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고 두려움을 키우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운용 중인 모든 잠수함은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이나 역설계의 결과라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이들로부터 관련 도움을 받으려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 해군이 운용하는 잠수함의 대부분은 구소련이 설계한 것으로, 소련에서 건조됐거나 소련의 공급망을 통해 자재를 제공받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실제로 북한이 핵잠수함 함대나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조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래들리 마틴 소장도 핵추진잠수함 개발과 건조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면서 북한이 장기적 계획을 두고 주변국으로부터 도움을 계속 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를 계기로 핵잠수함 건조 기술 등 핵심 군사 분야 기술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