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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이름이 ‘인도’가 아니었어?

인도정부, 공식 외교문서에서 ‘바라트’국호 사용시작

모디 총리, “인도라는 나라명은 식민지시대의 잔재”

인도가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가운데 각국에 보낸 만찬 초대장에 ‘바라트’라는 국호를 사용했다고 미국 CNN 등의 언론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CNN은 인도 대통령실의 한 소식통을 인용하여, 지난 2일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이 ‘인도 대통령’ 이라는 호칭 대신 ‘바라트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주최하는 만찬에 세계 상위 20개국 대표단에게 초대장이 발송됐다고 전했다.

인도 헌법에 의하면, “인도, 즉 바라트는 국가 연합이다.”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안에서는 2개의 나라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바라트’라는 말 자체가 인도를 뜻하는 힌디어이기도 하며, 인도 여권에는 두 단어가 모두 표시되는 등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외국에 보내는 초청장에 이 국호를 사용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번 G20회의는 모디 총리가 영국 식민지배의 잔재를 청산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지 거의 10년 만에 열리는 정상회의다. 그는 “식민시대의 잔재인 노예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다. 인도는 이번 G20회의를 통하여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시도를 꾀하고 있다.

영국은 인도가 1947년 독립할 때까지 약 200년 동안 인도를 통치했으며, 바라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인도라는 나라명은 식민시대의 잔재라고 말한다.

인더스 강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신두에서 인도라는 이름이 유래됐으며, 이후 대영제국에 의해 인도라는 이름이 사용됐다.

인도인민당 혹은 바라티야자나타 당의 정치인 하르나트 싱 야다브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라는 단어는 영국이 우리에게 남용한 것이고, 바라트라는 단어는 우리 문화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비렌더 세와그 전 인도 크리켓 선수는 올해 인도에서 열린 남자 크리켓 월드컵 선수들의 셔츠에 바라트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우리는 바르티야스이며, 인도는 영국이 붙인 이름이고 우리는 공식적으로 우리의 원래 이름인 바라트를 되찾아야 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말했다.

모디 정부는 영국 통치의 흔적과 식민시대의 잔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22년 인도 정부는 뉴델리 중심부를 관통하는 3km 길이의 대로를 과거 킹스웨이로 불렸으나 현재는 라지패스(Rajpath)로 그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2018년에는 영국 통치자의 이름을 딴 세 개의 인도 섬을 안다만 제도와 니코바르 제도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 야당에서는 G20 초청장에 ‘바라트’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샤시 타루어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 의원은 소셜 미디어에 “인도를 두 가지 공식 명칭 중 하나인 ‘바라트’라고 부르는 데 헌법상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수세기 동안 축적된 헤아릴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지닌 ‘인도’를 완전히 없애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라그하브 차다 국민당 의원은 “인도인민당(BJP)이 어떻게 ‘인도’를 뺄 수 있는가? 이 나라는 한 정당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인도인의 것”이라면서 “우리의 국가 정체성은 BJP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