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역사상 최초 몽골방문
이번 몽골방문에서 종교간 공존 강조할 듯
프란치스코 교황이 31일부터 오는 9월 4일까지 몽골을 방문한다. 지난 31일 오후부터 시작된 몽골방문은 교황의 제43차 세계 사도 여행으로 ‘함께 기다림’이라는 모토 아래 아시아 심장부인 몽골을 방문한다고 바티칸 측은 전했다.
프린치스코 교황은 지난 주일 삼종기도를 바친 후 연설에서 “이번 방문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방문이며, 가톨릭 신앙인 숫자는 적지만 신앙이 활기차고, 그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티칸 정부는 교황이 이번 주 몽골을 방문하면 13세기 교황 이노센트 4세가 동방으로 사절단을 보내 급속히 팽창하는 몽골제국의 의도를 확인하고 지도자들에게 유혈 사태를 멈추고 개종할 것을 간청했던 임무를 완수하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가 십자군 전쟁을 벌이고 몽골 제국이 헝가리까지 서쪽 땅을 정복하며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대륙 제국을 건설하던 시기에도 양국의 교류는 상호 존중을 보여줬다.
약 800년이 지난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몽골 방문이 바티칸의 새로운 외교무대를 개척하거나 불교 신자가 대부분인 몽골 국민에게 포교를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전했다.
공식적으로 몽골의 가톨릭 신자는 1,450명에 불과하며 가톨릭 교회는 몽골이 소련 공산주의 정부를 무시하고 종교의 자유를 헌법에 명시한 1992년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존재 가능했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몽골 교회의 지도자인 이탈리아 선교사 조르지오 마렌고를 추기경으로 임명하면서 몽골 교회의 위상을 높였다.
수도 울란바토르의 한 양로원에서 마더 테레사의 자선 선교사들과 함께 일하는 가톨릭 신자 우간셋세그 탈갈라그는 “가톨릭이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교황이) 방문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교황이 방문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몽골에 가톨릭이 들어온 지 30년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3일 종교 간 회의를 주재할 때 이러한 종교 공존의 전통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사에는 몽골 불교, 유대교, 이슬람교 신도 대표들 뿐만 아니라 몽골에 22개 교회에 12,500명 이상의 신도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Iglesia de Jesucristo de los Santos de los Últimos Días, 혹은 몰몬교)를 비롯해 지난 30년 동안 몽골에 진출한 기독교 교회 신도들이 초대됐다.
교황은 중국 영공을 양방향으로 비행할 예정이며, 중국 주교 임명 문제로 바티칸과 중국 간의 관계가 다시 긴장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공식 친서를 보낼 지에 대해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만두하이 부얀델거 MIT 인류학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소수 종교 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이지만 두 강대국의 그늘에서 지역적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해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얀델거 교수는 “몽골은 교황이 착륙해 봉사활동을 펼치기에 매우 안전한 무대일 뿐 아니라 몽골이 세계와 같은 무대에 속해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기후 변화가 취약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는 것을 본인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몽골의 환경적 불안정성, 기후 영향, 국토 사막화 증가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