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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교에서 이슬람 전통의상 못 입게 되나

앞으로 프랑스 교실에서는 이슬람 전통 의상 ‘아바야’를 입을 수 없게 된다. 프랑스 정부가 교육과 종교의 분리 원칙인 ‘세속주의’를 강조하면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공립학교에서 여학생의 아바야 착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장관은 오는 9월 4일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교육 당국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바야는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으로, 이슬람의 전통적인 민족의상이다. 사막 직사광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몸매를 최대한 가릴 수 있다. 주로 사우디아라비아·예멘 등에서 여성들이 착용한다.

아탈 교육부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종교를 이유로 학교에 입학할 때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여름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한 가브리엘 아탈은 “아바야를 입고 학교에 가는 것은 학교가 세속적 성역이 되어야 한다는 공화국의 원칙에 반하는 종교적 제스처”라고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그러면서 “교실에 들어갔을 때 학생들의 종교를 파악할 수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무슬림평의회(CFCM)는 여성의 몸을 가리는 긴 드레스인 아바야가 무슬림의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공립학교에서 대형 십자가와 이슬람 베일 착용을 포함한 종교적 표시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조치는 수개월간의 논쟁 끝에 나온 것으로, 프랑스에 거주하는 500만 명의 무슬림 인구의 공분을 산 바 있었다.

프랑스 우파는 이 금지령을 지지하는 로비를 벌였지만 좌파는 이 법안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좌파 성향의 클레망틴 오탱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하원의원은 “무슬림에 대한 강박적 거부”라며 “이번 결정은 위헌”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프랑스 교육부의 이 같은 발표는 <르 피가로>와 다른 언론에서 학교 내 ‘세속주의에 대한 공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보도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2022-2023학년도에는 이와 관련하여 4,710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2021-2022학년도에는 2,167건이 접수된 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