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크레엘 전 하원의장, 야당 대선경선 후보사퇴 선언
같은 당 갈베스 후보 전폭적 지지의사 밝혀
야당, 갈베스와 파레데스 후보 양자대결 양상으로 진행될 듯
시민운동과 무소속에서 대통령 후보 출마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산티아고 크레엘(Santiago Creel) 후보가 지난 21일 야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가 지난 14일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한 지 8일만이다.
그는 자신의 SNS 동영상을 통해 권력은 개인적인 야망이 아니라 멕시코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당 동료의 승리를 위해 경선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후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13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산티아고 크레엘 후보는 “권력이란 공동선을 건설하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만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권력은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소치틀 갈베스 국민행동당(PAN) 상원의원의 친구이며 국가 발전을 위해 싸워왔다고 언급하면서 멕시코 정치에서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했던 상황들을 회상하며 “우리는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말했다.
크레엘 전 후보는 “내가 경선에 참여하는 동안 그간 방문했던 주에서 나에게 집 문을 열어주고, 나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지지를 보여준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갈베스 의원에게 계속 도움을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야당 대선 연합 프렌테 암플리오 포르 멕시코(Frente Amplio Por México)와 갈베스 후보가 대의를 이루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할 것임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산티아고 크레엘 전 하원의장은 현 연방 정부가 실수를 저질렀고 국가 일부 기관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직을 맡지 않고 야당의 최전선에 싸우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30년 이상 알고 지낸 제도혁명당(PRI) 베아트리스 파레데스(Beatriz Paredes)후보의 활동도 언급하며 그녀 또한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크레엘 전 후보는 제도혁명당(PRI), 국민행동당(PAN), 민주혁명당(PRD)의 당대표들과 당원들의 지원에 감사인사를 했다.
산티아고 크레엘 전 후보에게는 결국 하원의원직만 남게 된다. 야당 대선 연합인 프렌테 암플리오 포르 멕시코는 베아트리스 파레데스 랑헬(Beatriz Paredes Rangel) 제도혁명당 소속 후보와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국민행동당 소속 후보 간의 양자대결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소치틀 갈베스 의원은 경선을 계속하기 위한 필요조건인 15만 명 이상의 서명에서 55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베아트리스 파레데스 후보는 3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모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티아고 크레엘의 대선경선 포기 소식에 해당 캠프에서는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멕시코 주요언론사 인포바에(Infobae) 멕시코는 크레엘 전 후보의 언론팀에 연락해 그의 결정에 대해 문의했지만 “정보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크레엘 하원의원의 대통령 후보출마 포기는 국민행동당 당원들이 소치틀 갈베스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요구한 후 이뤄졌다. 지난 21일 크레엘 전 후보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들은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멕시코를 위해 ‘합리적인 일’은 오로지 소치틀 갈베스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대열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코 코르테스(Marko Cortés)국민행동당 대표는 산티아고 크레엘의 사퇴의사를 받아들이며, 이제는 국민행동당 모두가 소치틀 갈베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멕시코의 단결을 위해 한 발 물러선 크레엘 후보의 입장을 인정하고, 산티아고는 개인적 열망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멕시코 여권에서는 모레나(Morena), 노동당(PT), 녹색당(PV) 6명의 후보가 아직 경쟁 중에 있다. 이로써 현재까지 총 8명의 대통령 후보가 9월의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각 당에서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9월초가 되면 2024년 대선에 출마할 2명의 후보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이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현재까지 멕시코의 중도성향 정당인 시민운동(MC)이 아직까지 후보자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는 사무엘 가르시아(Samuel García)누에본 레온(Nuevo Leon)주지사와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 리오하스(Luis Donaldo Colosio Riojas) 몬테레이 (Monterrey)시장이 있다. 이들은 각각 1987년, 1985년생으로 대선후보들 사이에서 상당히 젊은 나이이며, 특히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 리오하스 몬테레이 시장은 2021년말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그는 1994년에 암살 당한 당시 여당(제도혁명당) 대선후보였던 콜로시오 무리에타(Colosio Murrieta)의 아들이기도 하다. 카를로스 살리나스(Carlos Salinas) 당시 대통령이 ‘데다소(Dedazo)’를 통하여 무리에타를 그의 후임자로 지명했으나, 무리에타는 당내 개혁의지를 보였고,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 나프타를 반대하는 등 당내 기득권층의 불만을 사게 되어 제거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외에도 멕시코 대통령직을 노리는 무소속 후보도 추가될 수 있으므로 아직까지는 대선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