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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미,중의 엇갈린 시선

미국 전문가들 “한미일 3국 협력 제도화 ‘큰 성과’…중국 명시 ‘새로운 진전’ ”

중국 전문가들 “신냉전 체제로의 회귀”

미국 전문가들은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있었던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세 나라간 협력 강화 방안이 제도화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며 한미일 공동 대응 의지를 밝힌 것도 새로운 진전으로 평가했다고 미국 국영 국제방송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가 이같이 보도했다.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미일 3국 모두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놀라운 수준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각자가 기대했던 바를 거의 모두 달성했다면서, “이는 특히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 회복을 위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영웅적인 행동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상응 조치 덕분”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캠프 데이비드 별장모습

그러면서 예상됐던 대로 북한에 대한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과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강화된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 추진 등에 대해서 정상 간 이견 없이 협력 방안이 도출된 것도 그간 다져온 3국 간 관계 강화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번 3국 정상회의의 가장 핵심적인 대목은 중국에 대한 한미일 3국의 공동 대응 의지가 담긴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클린트 워크 한미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영유권 주장이나 타이완 문제 등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해서 미일 간 성명에서는 다소 언급이 있었지만 한미 간 공동성명에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번 한미일 공동성명에 해당 내용이 명시된 것은 가장 놀라운 일이며 “새로운 진전으로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현상유지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관련국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위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을 직접 명시하고, 북한 문제 보다 먼저 공동성명에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니콜라스 세체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 넘어 중국에 대한 3국의 공동 비판과 대응 의지가 성명에 담긴 것은 한미일 3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서 중국의 군사적 야망과 타이완 해협의 긴장 고조 등 역내 안보 저해 행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이어 그 같은 우려가 중국과 경제적 의존 관계를 맺고 있는 한일 두 나라로 하여금 경제 이익 못지 않게 안보 이익에 대해서도 폭넓게 고려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세체니 부국장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한일 양국이 중국과 완전히 분리돼 대중국 견제 전략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일 양국은 역내 안정 유지를 위해 미국과 함께 더 긴밀히 조정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과의 갈등을 막기 위해 안정적인 경제 관계와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의가 한미일 3국이 그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세 정상이 차이점을 제쳐두고 공동의 이익, 즉 각각 당면한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역사에 각인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3국이 다음 정부까지도 이 동력을 유지하고 설정한 의제를 지속적으로 따를 수만 있다면 세 나라의 안보 이익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중국의 글로벌 타임즈 즉, 환구시보는 지난 18일자 신문에 한국, 미국, 일본의 정상회담은 냉전의 시발점이라는 관측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더 많은 지역적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 대해 논평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평화와 발전의 고원이며 다시는 지정학적 게임의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되는 협력의 땅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복잡한 국제 안보 상황 속에서 모든 당사국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할 것을 촉구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누가 갈등을 일으키고 긴장을 격화시키고 있는가? 국제 사회는 나름의 합의를 가지고 있다”면서 “배타적인 소규모 파벌과 집단을 형성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진영 대립과 군사 블록을 가져오려는 시도는 인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안보나 지역 평화와 안정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3국간의 정상회담을 두고 중국 랴오닝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뤼차오 교수는 지난 18일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이 새로운 냉전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과 일본은 이웃으로서 공동 발전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중일 3국의 진지한 경제 협력은 세계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뤼 교수는 이어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의 차세대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졸로 끌어들이려는 미국 주도의 노력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뤼 교수는 3국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한국은 한반도 문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없고 중국이나 미국의 글로벌 전략에 도움이 되는 다른 이슈에 더 집중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서 한국, 미국, 일본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과학, 기술, 산업 체인 및 기타 분야에 대한 논의는 한국 경제에 더 광범위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뤼 교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