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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휩쓸고 간 하와이

재난 분석 회사인 카렌 클라크 앤 컴퍼니(KCC)는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 섬 산불로 인한 총 보험금 손실이 하와이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KCC는 이어 이번 화재의 피해는 현재 부동산 가치를 고려할 때 1992년 하와이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니키의 피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총 소실 면적을 약 890만 제곱미터로 추정하고 있으며 화재가 난 주변지역에는 약 3,500 개의 건물이 위치해 있었다. 이 화재로 하와이 왕국의 옛 수도였던 유서 깊은 휴양지 라하이나가 소실됐다.

마우이 수색팀은 지난 11일 라하이나 잿더미 폐허를 샅샅이 뒤져 산불 희생자를 더 찾아냈으며, 당국은 사망자 수가 8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 중개인인 아온은 라하이나의 주택, 사업체 및 기타 구조물의 파괴로 인해 수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과 보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상황이 계속 보고됨에 따라 손실은 더욱 증가할 것이고 지역 경제의 중요한 부분인 마우이 관광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우이섬 인구는 16만 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섬 서쪽지역에서 수천 명의 현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대피했고, 관광객들은 카훌루이 공항에서 쪽잠을 자며 귀국 항공편을 기다렸다.

라하이나에 거주했다가 대피한 한 청년 니코안젤로 니커보커(21세)는 “주위가 너무 더워서 셔츠에 불이 붙을 것 같았다”며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 청년은 자동차와 주유소가 폭발하는 소리를 듣고 곧 아버지와 함께 옷가지와 반려견을 데리고 마을을 떠났고 마치 전쟁이 벌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쉬 그린 주지사는 이번 재난의 규모가 하와이가 미국주가 된 지 1년 후인 1960년 쓰나미로 인해 빅 아일랜드에서 61명이 사망했던 때를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지사는 그러면서 “라하이나를 재건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재로 파괴된 라하이나의 와이올라 교회는 200년 된 건물이라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이 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교회는 마우이 섬 기독교의 중심지이자 하와이 왕국 초기 왕족들의 무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 통신의 목격자에 따르면 19세기 하와이 왕 카메하메하 3세의 궁전이 있었던 자리에 있는 18미터 높이의 유명한 보리수나무는 일부 가지가 그을린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굳건하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