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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대통령 후보 피살

사건배후로 멕시코 범죄조직 로스 로보스, 로스 초네로스 떠올라

AMLO, “멕시코 범죄조직이 자행했다는 어떠한 증거요소도 없다”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Fernando Villavicencio)에콰도르 대통령 후보가 지난 9일 에콰도르 수도 키토(Quito) 중심가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과 멕시코 언론 엘피난시에로(El Financiero)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비야비센시오 후보의 친한 친구인 카를로스 피게로아(Carlos Figueroa)는 자신의 SNS를 통해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총격을 받고 쓰러졌으며, 사건현장 인근의 클리니카 데 라 무헤르(Clínica de la Mujer)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후안 사파타(Juan Zapata)내무부 장관은 고용된 암살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거기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을 뿐 현재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나 자세한 내용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몇 주 전부터 라파엘 코레아(Rafael Correa)전 대통령(2007~2017년)을 강하게 비판했고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의 피살은 에콰도르가 범죄 조직에 의한 폭력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에콰도르는 2022년 역사상 가장 높은 폭력 사망률을 기록하며 인구 10만 명당 25.32명을 기록했는데, 정부에 따르면 이 중 대부분은 조직 범죄 및 마약 밀매와 관련이 있으며, 해당 조직들은 주로 해안가 항구에서 유럽이나 북미로 코카인을 운반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와의 전쟁은 비야비센시오의  주요 공약이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현 에콰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의 살해에 분노와 슬픔을 표하며 그의 아내와 딸에게 연대와 애도를 표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그의 기억과 그의 투쟁을 위해 나는 이 범죄가 반드시 처벌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잠시 후 몇 분 후에 카론델렛(Carondelet)에서 관련대책을 논의할 것이고, 회의에 다이아나 아타마인트(Diana Atamaint) 국가에너지위원회(CNE) 위원장, 다이아나 살라사르(Diana Salazar)법무장관, 이반 사키셀라(Iván Saquicela)국립사법재판소장과 기타 국가 당국에 긴급히 이 회의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지난 5월 EFE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마약 밀매 및 불법 광산 범죄 조직과 연계된 정치 마피아, 공공 부문의 부패 구조에 맞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었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6명이 체포됐으며, 주위에 여러 명이 부상을 입고 총격범 중 한 명이 사망했다.

한편, 현재 이 사건 배후에 대하여 멕시코 카르텔 조직의 소행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조직은 뉴제너레이션(CJNG) 카르텔의 연합조직인 로스 로보스(Los Lobos)와 시날로아(Sinaloa) 카르텔과 연계된 로스 초네로스(Los Choneros)이다.  

자신들이 로스 로보스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 9일 얼굴을 가린 채 동영상을 공개했다.이들은 영상에서 로스 로보스가 비야비센시오 죽음에 관련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 중 한 명은 “우리 로스 로보스는 지난 9일 사건의 장본인이며, 부패한 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아침, 또다른 인터넷 동영상이 유포됐다. 동영상에 흰색 티셔츠와 스웨트 셔츠를 입고 본인들의 얼굴을 공개한 12명의 남성들은 자신들이 로스 로보스의 실제 조직원이라고 밝히면서 그들은 에콰도르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들은 “우리가 바로 로스 로보스 조직이다. 속지말라”면서 “우리는 얼굴을 가리고 말하지 않으며 평화를 준수한다. 우리는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대통령 후보를 암살한 적이 없으며, 정부관료나 민간인을 살해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신원을 밝히지 않는 한 남성이 말했다.

그들은 이어 “얼굴을 가린 채 돌격 소총을 들고 우리 조직의 일원인 것처럼 행세하는 사람들의 동영상은 완전한 허위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이를 통해 다른 범죄 집단이 국가를 불안정하게 하고 우리에게 책임을 떠 넘기려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영상 말미에 이들은 에콰도르 당국에 암살 사건에 대한 조사와 책임자 신원 확인을 촉구했으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얼굴을 가린 채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속지 말라고 다시 한 번 당부했다.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는 멕시코의 로스 초네로스의 리더로부터 협박을 받은 사실이 있었다. 그는 ‘피토’라는 가명을 쓰고 있는 로스 초네로스의 리더인 호세 아돌포 마시아 비야마르(José Adolfo Macía Villamar)에 의해 협박을 받은 적이 있어 암살의 배후가 로스 초네로스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10일 아침기자회견에서 에콰도르의 비야비센시오 후보 살해사건과 관련하여 살해배후에 시날로아 카르텔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요소도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이어 “살해의 어떠한 증거 요소가 없기 때문에 동기에 대해 감히 말할 필요도 없고 모두 가설에 불과하며 추측일 수도 있지만, 특히 선거철에는 항상 무언가가 발명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으며 에콰도르 당국과 언론에서 매우 선정적이고 무책임한 방식으로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AMLO 대통령은 1994년 3월에 사망한 제도혁명당(PRI) 대통령 후보 루이스 도날도 콜로시오(Luis Donaldo Colosio)의 암살 사건과 비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