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강 외교부장 경질… 후임은 전임자였던 왕이
한달 동안 공식석상에서 보이지 않았던 중국의 친강 외교부장이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외교부장 해임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공식 웹사이트에서 친강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
친강은 지난 12월부터 외교부장으로 임명됐지만 최근 한 달 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6월 25일 공식적으로 그의 직무를 면제 받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친강의 운명에 대한 질문을 받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국영 언론 신화통신이 발표한 정보를 언급했다. 그녀는 “이 질문과 관련하여 신화 통신이 이미 정보를 발표했으니 참고할 수 있다”면서 “중국의 외교 활동은 계속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웹사이트에서는 친강에 대한 모든 언급이 삭제됐고, 웹사이트의 검색 기능에서 ‘친강’을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왕이 외교부 장관 재임 기간(2013~2022년) 동안의 활동 기록이 웹사이트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당국은 처음에 그의 부재를 설명하기 위해 건강상의 이유를 언급했으나 일각에서는 저명한 TV 진행자와의 불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친강 장관의 후임으로 그의 전임자였던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가 외교장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왕 위원이 새 외교부장에 임명된 것이 더 예상을 뛰어넘는 일로 받아들여지는데, 후임 외교부장으로 거론된 이는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이었다.
중국 당국이 이런 파격을 선택한 것은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가 친 부장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생긴 외교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적임자가 왕 위원 외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왕 위원은 시진핑 집권 1~2기(10년) 동안 외교부장을 맡아 시 주석의 외교 정책을 최선두에서 실행해왔다. 그만큼 시 주석의 신뢰가 깊다.
자신이 불과 일곱 달 전에 물려준 직책을 다시 맡게 된 왕 위원은 2013년 외교부장에 임명된 뒤 지난해 12월 말까지 10년간 중국 외교부장을 맡아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지난해 10월 정원 24명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고, 그해 말 중국 외교의 큰 그림을 그리는 외교 담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 왕 위원은 당·정의 세 직책을 겸임하며 중국 외교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